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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약 냄새의 진위를 가려라

신오덕 2014. 8. 11. 11:41

 

[기자 24시] Cass의 위기, 진정성에 달렸다
기사입력 2014.08.07 17:15:49 | 최종수정 2014.08.07 20: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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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계절에 난데없는 `소독약 맥주` 논란이 불거졌다. 오비맥주의 간판제품이자 50% 넘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카스(Cass)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맥주 애호가들로서는 찜찜하고 심란한 사태다.

오비맥주 측은 "고객 클레임이 제기된 것은 맞는다. 더운 여름에 잘못 보관돼 유통되면 맥주 특성상 맛ㆍ냄새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공정상 문제는 전혀 없다. 경쟁사들이 사태를 키우려고 음해는 물론 조작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6일 서울 수서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제조사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엔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소비자들이 알고 싶은 것은 누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유포했느냐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카스 맥주에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 믿고 마실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유통 과정에서 변질된 것이라면 앞으로 또 이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우연히 변질된 제품이 나온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소비자들은 카스를 마실 때마다 항상 뚜껑을 딴 후 냄새를 맡아야 한다는 말인가. 그런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속 카스를 선택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맥주는 많은 사람들의 기호품인 만큼 논란의 실체가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소비자 의문을 해소하려는 모습보다 경쟁사 탓과 법적 대응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 같다. 법적 대응은 소비자들의 불안 해소에 최선을 다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오비맥주는 지금부터라도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1등 상품이라 해도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1주일간 한 편의점이 집계한 카스 점유율은 전주보다 2.2%포인트 떨어졌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6.4%포인트나 떨어졌다. 카스의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는 고객을 향한 진정성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