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조미예의 MLB현장] 마음 무거운 강정호, '구슬땀 흘리며 맹훈련'
조미예 입력 2018.05.17. 06:04 수정 2018.05.17. 06:35
“더는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겠다”
지난달 27일(이하 한국 시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은 “강정호가 미국 비자를 발급받아 피츠버그로 돌아온다”라고 알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28일, 구단은 성명을 통해 강정호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가족, 친구, 팀 동료, 구단, 팬, 그리고 내 행동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이게 깊이 사죄드린다”라며 시작한 성명은 “더는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겠다”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구단은 “지금 발표한 강정호의 성명 외에는 어떤 입장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복귀 시점이 되면 취재진에게 공평하게 취재 기회를 제공하겠다”라고 첨언을 했습니다. 훈련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강정호 취재를 일시적으로 차단했지만, 닐 헌팅턴 단장과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의 소식을 종종 전했습니다. “브레이든턴 캠프 시설에서 몸만들기에 돌입한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최근엔 “시뮬레이션 게임에 참가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확장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는 것이다”까지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강정호의 상태가 매일 나아지고 있다. 몇 가지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했다”라는 말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단장과 감독의 입을 통해 강정호의 소식이 전해지긴 했지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구단에 취재 요청을 했고, 구단에선 “인터뷰는 불가하다”는 전제하에 취재를 허락했습니다.
브레이든턴에 위치한 파이어리츠 시티에 들어서니 강정호가 단번에 눈에 띄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한 티가 났습니다.
루키, 싱글A 선수들과 함께 스트레칭을 마친 후, 개인 훈련을 이어갔습니다. 트레이너와 함께 짜인 스케줄대로 진행했습니다.
철저하게 계획된 훈련 스케줄대로 진행되고 있는 강정호 훈련. 매일 1시간씩 영어 과외를 받는 강정호는 트레이너와 의사소통은 무난하게 혼자서도 가능했습니다.
1주일 중 경기가 없고, 훈련이 가장 적은 수요일(현지 시각). 이날은 스트레칭과 러닝, 그리고 근력 운동에 집중했습니다.
허들 감독은 “30일 안에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 몸 상태로 끌어 올려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30일 안에 메이저리그에 올리겠다고 발표하지 않고, 이 기간에 강정호의 몸 상태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6월 초면 확장 스프링캠프는 마무리됩니다. 허들 감독이 30일이라는 기간을 말한 이유입니다. 확장 스프링캠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강정호를 메이저리그로 불러들일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인데, 메이저리그로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미국 언론에선 유격수 맡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현재 강정호는 3루 수비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날 별도의 타격 훈련이 없었습니다.
타격 훈련이 없는 대신 배트를 들고 스윙을 몇 차례 하면서 밸런스를 맞춰보는 강정호.
브레이든턴에서 자체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강정호는 오전에는 훈련하고, 오후엔 경기에 뛰고 있습니다. 다만 이날은 경기가 없는 수요일이라 오전에 훈련을 마치고, 영어 과외를 받은 뒤,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헌팅턴 단장은 이틀 전, 미국 언론을 통해 “현재 시뮬레이션 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강정호가 확장 스프링 트레이닝 경기에 참가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 단계와는 거리가 있다”라고 알렸지만, 강정호는 내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 경기(확장 스프링캠프)에 뛸 예정입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강정호입니다.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무거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그가 겪어야 할 과정입니다. “더는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던 강정호. 그 다짐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동반돼야 함을 그도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