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들은 바가 없으나 기대해 본다
[조미예의 MLB현장] 강정호의 다짐, "좋은 선수이기 전에 좋은 사람 되겠다"
조미예 입력 2018.06.07. 05:41 수정 2018.06.07. 06:42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이수하면서 상담받고 있다.
-미국 운전면허를 없앴고, 통역 김민형 씨가 운전을 해준다.
-가족과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살겠다.
-지금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다.
-팬들의 야유도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좋은 선수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겠다.
지난 2016년 12월 음주운전을 사고를 일으켰던 강정호. 처음이 아닌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미국 정부는 기존에 발급했던 5년짜리 취업비자를 취소했습니다. 비자를 재발급 받기 위해 1년이 넘게 시도했지만, 거절. 강정호의 미국(메이저리그) 복귀가 불가능할 거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극적으로 비자가 발급됐고,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현재 구단 산하 상위 싱글A 브레이든턴 마라우더스에서 재활 경기를 치르고 있는 강정호. 최근 4경기에서 만루 홈런과 투런포 등 임팩트 있는 장면과 함께 타율 0.462(13타수 6안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복귀 시점이 되면 취재진에게 공평하게 취재 기회를 제공하겠다”라고 발표한 피츠버그 구단은 6월 7일(한국 시각) 강정호의 인터뷰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30분 넘게 진행된 인터뷰. 그의 입에선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반성 많이 했음을 알렸습니다.
현재 음주 관련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상담 받고 있음을 알리며, 술은 입에 한 방울도 대지 않는다고 공언했습니다. 또한 미국 운전면허증은 아예 없앴고, 운전은 통역 김민형 씨가 담당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담담하면서도 침착하게 답을 한 강정호. 인생의 최대 고비였던 지난 1년 반이라는 시간은 그를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는 약이 되었을까. 이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강정호는 “좋은 선수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브레이든턴의 Lecom 파크에서 가진 강정호 인터뷰. 질의응답으로 정리했습니다.
Q) 음주 사건으로 인해 미국 비자 받는 게 힘들었다.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KBO로 돌아가거나 다른 방법도 있었는데?
피츠버그 팬들이나 야구 환경들이 내가 미국에서 야구 하는 걸 잊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고, 준비했다.
Q) 미국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거란 생각도 했었나?
그렇다.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Q)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 시, 앞선 두 번은 공개하지 않았었다.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지금 돌아보면 굉장히 어리석었다. 후회하고 있다.
Q) 1년 반 동안 비자 발급 신청을 몇 차례 했는가?
나는 정확히 그 숫자는 모르겠지만, 에이전트와 변호사가 준비를 많이 했던 거로 알고 있다.
Q) 나오지 않았던 비자가 올해는 발급됐는지 알고 있는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비자 받을 수 있게 도와준 미국 정부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Q) 1년 반 동안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는데, 어떤 느낌을 받았나?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겠지만, 앞으로도 가족과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살겠다. 나 스스로가 반성을 하면서 좋은 선수보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법적인 과정이나 공백기를 지내면서 최대한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다면?
가족들이 항상 응원해주고, 팬들의 응원도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Q) 세 번째 음주음전 적발 시 사람들의 반응에 동요가 되거나 힘들었는지?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일 테다. 모든 건 내가 잘못했고, 감당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때 힘들었던 사실인 것 같다.
Q)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결심은 언제 하게 됐나?
그날 이후로 결심했던 것 같다.
Q) 도미니카에 있을 때, 선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술 공장을 같이 갔다고 하는데, 술 공장에서 마시지 않는다는 게 가능했나?
술 공장에는 동료들과 함께 갔지만,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았다. 사람들 다 있었기 때문에 다 아는 내용이다. 시즌 중에는 원래 술을 마시지 않는 타입이다. 식사하면서도 맥주 마시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비시즌 때만 마셨었다.
Q) 비자 받았을 때, 기분을 표현한다면?
설렘 반, 걱정 반이었던 것 같다. 예전만큼 할 수 있을지도 걱정됐고, 예전만큼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걱정됐다.
Q) 미국에 돌아온 이후에 야구장 밖에서 어떤 행동의 변화가 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나?
치료프로그램을 하면서 상담받고 있다. 지금은 작은 것에도 감사하면서 지내고 있다.
Q) 음주 운전 세 번 적발이 되었고, 이 상황에서 미국에 돌아오게 됐는데, 어떤 변화들을 가지고 왔는가?
술은 일절 마시지 않는 거다. 물론 이건 당연한 거다. 그리고 운전면허증을 없앴다. 옆에 통역을 담당하는 김민형 씨가 운전을 해주고 있다.
Q) 한국에서 있었던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이곳에 돌아오기 위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는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준비하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돌아간다면 예전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끔 최대한 준비를 했다.
Q) 야구를 다시 하고 나서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지금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
Q) 한 달 됐는데 예전처럼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는지?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지금도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
Q) 야구를 함에 있어서 반응 속도가 느려졌다거나 부족해진 부분이 있다면?
지금 여기 선수들도 스피드가 나쁘지 않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 계속 컨디션 조절하면서, 타이밍 잘 맞추는 노력을 하면 될 것 같다.
Q) 도미니카 리그에서 뛰고, 미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는 어떤 준비를 했나?
광주와 서울에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고, 항상 최대한 몸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여기 오기 전에 도미니카에서 기술 훈련도 열심히 했다.
Q) 도미니카에서 어떤 경험을 했고, 배움이 있었는지?
도미니카에서 뛰었던 코치와 같이 훈련하면서 기술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도미니카 리그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어떤 점들이 어긋났다고 생각하나?
미국하고 환경이 조금 달랐던 것 같다. 먹는 것과 웨이트트레이닝 달라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Q) 메이저리그 선수로 뛰면서 좋은 경기도 보여줬고, 다리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시카고 스캔들, 음주운전까지 다양한 일이 있었는데, 한 번이라도 메이저리그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이 있는가?
아마 그런 순간이 있었으면, 한국으로 돌아갔겠지만, 난 아직도 피츠버그 팬들도 좋고, 동료들도 좋다. 이들과 더 많은 경기를 이기고 싶기 때문에 계속 포기하지 않고, 이곳에 돌아오기를 바랐다.
Q) 피츠버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팬들은 한글로 된 응원 문구를 만들어 응원했고,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을 때 엄청난 응원을 보냈다.
휠체어 타고 경기장에 나왔을 때를 잊지 못한다. 이해하고 용서해주면 실망시키지 않는 선수이자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Q) 피츠버그 홈구장에 복귀했을 때, 팬들의 어떤 반응을 예상하는지?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야유를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입장이다. 야유도 감당해야 할 몫이다.
Q) 강정호 선수가 복귀함에 있어 피츠버그 팬들이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그런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피츠버그라는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왔기 때문에, 최대한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팬들의 상반된 입장 역시 모두 내가 겪어야 하고, 감수해야 한다.
Q) 피츠버그에 또 다른 한국 선수 배지환이 있다. 그만의 법적인 싸움을 하고 있는데, 그를 만나 나눈 이야기가 있나?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는 못했다. 여기에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그런 이야기를 해줬던 것 같다.
Q) 한국에 있는 동안에 피츠버그 경기를 보거나, 선수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경기도 자주 보고, 선수들과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맥커친, 서벨리와 연락 자주 했고, 서벨리는 도미니카까지 찾아와 만났다.
Q) 선수로서 앞으로 미국에서 어떤 업적들을 세우고 싶고, 또 그 목표를 내다볼 때 얼마나 멀리 내다보는가?
지금 상황에서 거기까지 생각하기보다는 하나하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피츠버그가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
Q) 빅리그까지 올라오려면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정확히는 나도 잘 모르겠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해 정확히 들은 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취재진들은 다음 주에 트리플 A에 합류하고, 빠르면 6월 중순에 빅리그 복귀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