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얻기 위해 힘겨운 시간을 이겨낸다
'워싱턴의 역사' 짐머맨, 정상에서 팀과 함께 웃을까[슬로우볼]
뉴스엔 입력 2019.10.17. 06:00
[뉴스엔 안형준 기자]
짐머맨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워싱턴 내셔널스는 10월 1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워싱턴은 이날 7-4 승리를 거뒀고 시리즈를 스윕하며 창단 첫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36세 베테랑 하위 켄드릭은 맹타로 시리즈 MVP를 수상했고 맥스 슈어저가 이끄는 막강 선발진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월드시리즈 진출이 누구보다 감격스러운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역사' 그 자체인 라이언 짐머맨이다.
1984년 9월생으로 이제 막 35세가 된 짐머맨은 워싱턴이 1969년부터 2004년까지 이어온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대'와 결별하고 워싱턴으로 연고를 이전해 '워싱턴 내셔널스'로 새롭게 태어난 2005년, 가장 먼저 선택한 선수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 대학 신인으로 참가한 짐머맨은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워싱턴에 지명됐고 그 해 9월 곧바로 빅리그에 데뷔해 팀의 주전 3루수가 됐다. 짐머맨은 워싱턴이 연고이전 후 치른 모든 시즌에 참가했다.
공식 루키 시즌이던 2006년 157경기에 출전해 .287/.351/.471, 20홈런 110타점을 기록해 신인왕 2위(1위는 플로리다 말린스의 핸리 라미레즈)에 오른 짐머맨은 팀의 '역사'가 되는 행보를 이어갔다.
짐머맨이 워싱턴 소속으로 올시즌까지 15시즌 동안 1,689경기에 출전하며 쓴 통산기록은 7,129타석 .279/.343/.475, 270홈런 1,015타점, 43도루, 1,784안타, 2루타 401개, 630볼넷, 936득점. 안타, 홈런, 타점, 2루타, 장타 등 대부분의 누적 타격 지표에서 '몬트리올 시대 포함' 팀 역대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출전 경기 수, 타석 수, 득점, 볼넷 부문 정도에서만 몬트리올 시대의 전설들인 팀 레인스, 팀 왈락에게 조금 뒤쳐져있을 뿐이다.
짐머맨은 워싱턴 유니폼을 입고 가장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한 선수기도 하다.
워싱턴이 연고이전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에 오른 2012년부터 올시즌까지 짐머맨은 팀의 중심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LA 다저스와 올해 디비전시리즈 1차전 경기가 '짐머맨이 결장한 유일한 워싱턴의 포스트시즌 경기'였다. 비록 기복은 있었지만 짐머맨은 통산 포스트시즌 28경기에서 .290/.330/.495, 4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짐머맨은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9경기에 출전해 .290/.313/.484, 1홈런 5타점을 기록했고 9경기 중 3경기에서는 멀티히트도 신고했다.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승리를 안기는 3점포를 쏘아올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냈고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도 켄드릭과 함께 세인트루이스의 의지를 꺾는 쐐기타를 터뜨렸다.
비록 앤서니 렌던(.375/.465/.594, 1HR 7RBI)이나 시리즈 MVP를 차지한 켄드릭 만큼 빛나지는 않았지만 워싱턴 선수단이 중심에는 여전히 짐머맨이 있다.
MLB.com에 따르면 생애 첫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후 짐머맨은 "정말 긴 여정이었다.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개막일부터 알고 있던 때도 있었다. 실패를 통해 배웠고 성과를 얻기 위해 힘겨운 시간들을 이겨냈다"며 "플레이오프의 승자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많은 가정들이 필요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2사 후 많은 안타를 때려내며 승리했고 스스로 운을 쟁취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창단 첫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오른 워싱턴은 이제 가을의 최종 승자가 되기위한 마지막 라운드를 준비한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뉴욕 양키스라는 압도적인 강자들이 워싱턴과 만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누가 월드시리즈 티켓을 따내든 워싱턴 입장에서는 버거운 상대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설 수는 없다.
짐머맨의 역할은 월드시리즈에서 더 중요하다.
챔피언십시리즈를 스윕한 워싱턴은 귀중한 휴식을 얻었지만 가을의 긴 휴식은 양날의 검이다. 투수들이 체력을 회복할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뜨거워진 타격감이 식고 고조된 분위기가 가라앉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팀의 리더인 짐머맨은 선수들이 휴식기에도 기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팀의 상징인 베테랑, 리더가 어떻게 중심을 잡느냐는 단기전의 팀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워싱턴의 역사 그 자체인 짐머맨은 이제 생애 첫 월드시리즈를 준비한다. 과연 짐머맨이 가을의 끝에서 팀과 함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라이언 짐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