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담숲 산책길을 걷고 즐긴다
설악산·내장산 안부럽다.. 서울 근교 단풍 명소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입력 2019.10.16. 20:03
가을 단풍이 전국을 울긋불긋 물들이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고, 다른 지역에도 곧 단풍 소식이 전해질 예정이다.
서울 가까운 곳에도 형형색색으로 물든 단풍의 찬란한 전경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 많다.
먼저 서울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경기도 광주의 화담숲이다. 화담숲은 400여 종의 단풍나무 품종을 보유한 수도권 최고의 단풍 명소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9~2020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대표 관광지 100선에도 선정된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이곳에서 다음 달 3일까지 가을 단풍의 향연인 ‘2019 화담숲 단풍축제’가 진행 중이다. 큰 일교차와 해발 500m 기슭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화담숲에서는 다른 수목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곱게 빚어진 단풍을 마주할 수 있다.
화담숲에서는 가을철 우리나라 숲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단풍을 만나볼 수 있다. 빛깔 곱기로 유명한 내장단풍을 비롯해 울긋불긋한 당단풍과 노란빛의 고로쇠나무, 신나무, 복자기나무, 부게꽃나무, 시닥나무 등 갖가지 단풍들이 붉고 노랗게 군락을 이뤄 알록달록한 물결을 만들어낸다. 내장단풍은 원래 내장산에서만 자생하는 우리나라의 고유식물인데 잎이 작고 얇아 일반 단풍보다 더 붉은 빛을 띤다.
화담숲의 단풍을 가장 온전히 즐기는 방법은 총 길이 5.3㎞의 숲속 산책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화담숲 전체가 완만한 경사로의 나무데크길로 조성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걷는 게 부담이라면 화담숲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모노레일을 이용해 편안하게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화담숲 산책길이 시작되는 계곡 주변이 단풍 구경의 핵심이다. 가장 붉고 곱다는 우리나라 고유종 내장단풍이 한데 모여 있다. 계곡 주변으로 펼쳐진 이끼원과 약속의 다리는 가을 화담숲의 하이라이트다. 옆으로 넓게 펼쳐진 초록 형광빛의 국내 최대 규모 이끼원은 색을 대비해 신비로움마저 들게 한다. 이끼원을 지나 50m 길이의 ‘약속의 다리’에 서면 신비로운 풍광을 내려다볼 수 있다. 가을에도 푸르름을 빛내는 1300여 그루 소나무가 펼쳐진 ‘소나무정원’을 비롯해, 단풍이 물드는 분재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분재원’, 이색적인 풍광을 자아내는 1000여 그루의 ‘자작나무숲’,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추억의 정원’ 등 특색과 개성을 지닌 테마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담숲을 단풍축제 기간 주말에 방문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쾌적하고 여유로운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1시간에 최대 1600명으로 입장을 제한한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도 깊어 가는 가을과 함께 산책로, 어트랙션, 드라이브 등 다양하게 골라 즐길 수 있는 단풍놀이 추천코스를 마련했다.
가을 산책로와 놀이기구 등을 골라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은행·단풍·느티·대왕참나무 등 수만 그루 나무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약 1㎞에 이르는 하늘매화길 산책로에는 700여 그루의 매화나무뿐 아니라 소나무와 벚나무 등 수목 1만여 그루가 알록달록 물들고 있다. 다른 식물보다 일찍 단풍이 드는 코키아(댑싸리)와 구절초, 억새 등 다양한 계절 꽃도 만날 수 있다. 올 가을을 추억할 수 있는 ‘인생 사진 명소’로 추천할 만하다.
에버랜드는 식물 전문가가 하늘매화길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슨트투어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또 장미성부터 로즈기프트 상품점까지 120m 동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은행나무길’도 조성했다. 황화코스모스, 국화, 핑크뮬리, 억새 등 약 1000만 송이의 가을꽃을 즐길 수 있는 ‘에버랜드 조이풀 위키드 가든’과 콜럼버스 대탐험부터 썬더폴스까지 이어지는 570m 길이의 ‘숲속 산책로’도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다.
평범함을 벗어나 특별한 단풍놀이를 하고 싶다면 아찔한 놀이기구를 즐기며 단풍을 감상하는 어트랙션 코스가 안성맞춤이다. 에버랜드에서 최고의 스릴을 자랑하는 ‘티 익스프레스’는 단풍이 수려하게 펼쳐진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데다 놀이기구 전체가 나무로 만들어져 가을이 오면 더욱 멋들어진 경관을 연출한다.
에버랜드 주변 도로는 낭만적인 가을 단풍 길을 차를 타고 시원하게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영동고속도로 마성 톨게이트부터 에버랜드 서문과 캐리비안 베이를 지나 에버랜드 정문까지 약 5㎞에 달하는 구간은 산허리를 끼고 돌며 상하좌우로 마법처럼 펼쳐지는 형형색색의 단풍 길을 다양한 각도에서 즐길 수 있다. 에버랜드 주변 호암호수는 호수에 비치는 ‘단풍 그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세종시 베어트리파크는 11월 10일까지 약 한 달간 ‘단풍낙엽 산책길’을 개방 중이다.
평소엔 자연보호를 위해 출입을 제한하는 특별한 장소다.
산허리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조성된 산책길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단풍과 낙엽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왕복 40분 정도 걷는 코스다. 올해는 산책길 곳곳에 포토존을 설치했다. 인스타그램 사진 이벤트에 응모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