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원하던 그것을 줄 수 있는 인물을 본다

신오덕 2020. 4. 21. 08:06

감독 지단, 유벤투스 2% 채울 확실한 열쇠되나? [객나적 세리에]

뉴스엔 입력 2020.04.21. 06:03



[뉴스엔 김재민 기자]


지단 감독은 유벤투스가 25년간 원하던 그것을 줄 수 있는 남자다.


리그 35회 우승, 코파이탈리아 13회 우승을 거둔 이탈리아 축구 최강의 팀 유벤투스는 '빅이어'를 들지 못하는 게 한이다.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단 2회에 불과하다.


대신 7회 준우승으로 최다 준우승 불명예 기록을 가지고 있다. 1995-1996시즌 마지막 우승 후에는 준우승만 5번 더 경험했다.


그 한을 풀어줄 남자가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을 수도 있다.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다. 이탈리아 '풋볼이탈리아'는 4월 19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르10스포트'를 인용해 "유벤투스가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뒤를 이어 다음 시즌 지단 감독에게 지뷔봉을 안기기 위해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단 감독은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구단 운영을 두고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지난 2018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유벤투스로 이적시킨 사례도 있다. 불편한 동행을 감지한 유벤투스가 과거 선수로 함께 한 지단 감독과 재회하고자 측근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챔피언스리그 3연패에 성공하며 현역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거듭난 지단 감독이기에 유벤투스가 욕심을 낼 이유는 충분하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3회 우승의 지단 감독은 밥 페이즐리,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유벤투스가 가장 갖고 싶은 트로피를 가장 많이 들어본 남자다.


현재 팀 상황을 고려해도 지단 감독과 유사한 유형의 지도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단 감독은 빅클럽 운영에 특화된 감독이다. 스타 선수 출신 감독답게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호날두, 세르히오 라모스, 마르셀루 등 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인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지단 감독은 중심이 됐다.


한 가지 전술에 얽매이지 않고 로테이션에도 적극적이라는 점 역시 빅클럽을 운영하기에 적합한 장점이다. 지단 감독은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를 활용한 4-3-3 포메이션은 물론 이스코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4-3-1-2 '이스코시프트', 호날두와 베일을 투톱에 두는 4-4-2 포메이션 등 여러 포메이션을 상황에 맞게 선택해 왔다.


사리 감독의 '사리볼'은 점유율 축구에 특화된 선수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지금껏 유벤투스가 닦아온 길과는 정반대다.


과거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은 안토니오 콘테, 알레그리 감독은 실리 축구 기반의 지도자였기에 특정 유형의 선수를 고집하지 않았다. 유벤투스가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만 사리 감독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지단 감독이 유벤투스 선수단에 더 적합하다.


지단 감독과 호날두의 재회 역시 기대된다. 호날두는 지단 감독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룬 2016, 2017년 2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라이벌' 리오넬 메시와 격차를 좁힌 바 있다. 알레그리, 사리 감독 모두 호날두에게 맞는 최적의 전술을 찾는 데 고전했고 호날두 역시 과거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지단 감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전설의 귀환'이라는 명분도 있다. 유벤투스는 지단 감독이 현역 시절 최전성기를 보낸 팀 중 하나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유벤투스에서 활약한 지단 감독은 1998년 발롱도르, 1998년과 2000년 FIFA 올해의 선수, 2000-2001시즌 세리에 A 올해의 선수 등을 수상한 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물론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다. 지단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의 계약기간은 아직 2년이나 남았다. 그렇다 해도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한 지단 감독이 호날두와 폴 포그바를 거느리고 유벤투스를 이끄는 모습은 기대감이 들게 된다.(자료사진=지네딘 지단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