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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전진한다

신오덕 2020. 6. 19. 09:08

눈물 쏟은 이태양 "11년 뛴 팀..", 무덤덤한 노수광 "3번째 트레이드라.."

이상학 입력 2020.06.19. 06:01 수정 2020.06.19. 06:02 댓글 50

자동요약

트레이드가 처음인 이태양(30·SK)은 눈물을 쏟았다.

지난 2013년 육성선수로 고향팀 한화에 입단한 노수광은 2015년 5월 KIA로 트레이드되며 처음 팀을 옮겼다.

 

[사진] 이태양-노수광 /OSEN DB,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트레이드가 처음인 이태양(30·SK)은 눈물을 쏟았다. 반면 3번째 트레이드를 경험한 노수광(30·한화)은 무덤덤했다. 트레이드 경험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 지난 18일 1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태양과 노수광의 이야기다.

 

2군 퓨처스리그 원정경기를 위해 강화에 머물고 있던 이태양은 이날 오전 정민철 한화 단장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트레이드 사실을 접했다. 지난 2014년 투수코치 시절 이태양을 선발로 키웠던 정민철 단장이었지만 팀을 위해 애제자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2010년 한화 입단 후 올해까지 프로 11년간 오렌지 유니폼만 입었던 이태양에겐 믿기지 않는 소식이었다.

 

이태양은 “그동안 계속 한화에서 뛰었다.

 

한화를 떠나는 건 야구를 그만둘 때라고 생각했다.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라. 11년간 함께한 코치,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갈 시간이 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팀을 떠나게 된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올 시즌 두 번이나 1~2군을 오르내리며 부침을 보였던 이태양은 “2군에 내려가면서 은연 중 트레이드 생각을 했는데 상상하기 싫었다”며 “단장님이 공과 사는 확실한 분이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화에 정이 많이 들었고,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정민철 단장은 “그만큼 가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선택받은 것이다. 새로운 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제자를 떠나보냈다.

 

이처럼 트레이드가 처음이라 만감이 교차했던 이태양과 달리 노수광은 무척이나 담담했다. 그는 “아침에 소식을 들었다. 3번째 트레이드다. 처음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한 팀이 한화다.

 

꿈을 가졌던 팀에 돌아왔으니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표정이나 말투에서는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OSEN=대전, 이상학 기자] 18일 한화로 트레이드된 노수광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홍보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waw@osen.co.kr

지난 2013년 육성선수로 고향팀 한화에 입단한 노수광은 2015년 5월 KIA로 트레이드되며 처음 팀을 옮겼다. KIA에서 1군 선수로 도약했지만 2017년 4월 SK로 트레이드되면서 또 팀을 떠났다. 당시 김기태 KIA 감독을 찾아 작별 인사를 나누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6년 사이 3번의 트레이드를 경험해서인지 한화로 돌아온 노수광에게선 놀라거나 당황한 기색이 전혀 안 보였다.

 

그는 “5년 전 처음 트레이드 때와는 달리 무덤덤하다. 그때보다 나이도 있고, 3번이나 경험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동안 트레이드로 팀에 오거나 떠나는 선수들도 많이 봤다”며 “어느 누구든 트레이드가 되면 어느 정도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트레이드도 내게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냥 즐기려 한다. 다시 한화에 와서 기분이 좋다. 다들 축하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더라”고 말했다.

 

이날 인천 홈경기를 위해 출근한 SK 선수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노수광은 빠르게 짐을 정리해 대전으로 넘어왔다. 그는 “SK에서 성적이 좋을 때도 있었고, 안 좋을 때도 있었다.

 

이제 한화에 왔으니 여기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노수광의 부모님도 전화를 걸어 “잘 된거야?”라는 말만 했다고. 가족들도 당사자처럼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이적 첫 날부터 두 선수 모두 스타트가 좋았다. 대전 LG전에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노수광은 5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태양은 문학 KT전에 3점차로 뒤진 6회 구원등판,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waw@osen.co.kr

 

[OSEN=인천, 민경훈 기자]6회초 마운드에 오른 SK 이태양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