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감독과 어드바이저간 협의 결과를 확인한다

신오덕 2021. 2. 5. 11:14

[서호정] 전북과 대화 시작한 백승호, 박지성 어드바이저가 나섰다

서호정 기자 입력 2021. 02. 05. 08:15 수정 2021. 02. 05. 08:54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독일 2부 리그 2.분데스리가의 다름슈타트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의 K리그 행이 현실화 될 수 있을까?

 

전북현대가 선수 영입을 위한 과정을 밟는 가운데 백승호 측도 진지한 대화를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전북에 행정가로 합류한 박지성 어드바이저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박지성 어드바이저의 첫 영입 작품이 백승호라는 대어가 될 수 있다.

 

전북은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백승호에 대한 일종의 신분 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TMS(트랜스퍼매칭시스템) 상에서의 ITC(국제이적동의서) 발급에 관한 문의였다.

 

TMS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불법 이적을 차단하기 위해 2010년부터 도입한 국제 이적 시스템이고, ITC는 해당 선수의 소속 권리를 두고 축구협회 간에 주고받는 일종의 호적등본이다.

 

백승호에 대한 정보를 전북이 확인한 것은 이적을 위한 전초 단계다.

 

최근 있었던 이승우 이적설 당시 알려진 것처럼 K리그에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해외에 진출했을 경우 첫 성인계약 후 만 5년 이내에 국내에 돌아올 시 여러 전제조건을 거는 로컬 룰이 존재한다.

 

이른바 5년 룰로 불리우는데 연봉 최대 3,600만원, 임대 방식 불가 등의 제약이 따른다.

 

전북은 백승호와의 협상을 위한 기본 정보 차원에서 ITC 발급으로 5년 룰 저촉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백승호가 관심 리스트에 있고, 상호 접촉도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아직 본격적인 협상 단계라 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지 판단하기 위해 들여다봤다.

 

백승호 측도 최근 전북과의 협상을 위해 에이전트 등에서 대화 창구를 열었다.

 

시작 단계지만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 분위기는 상당히 진중하고, 차분했다는 후문이다.

 

복수의 구단들과 접촉하고, 조건을 비교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승우와 달리 백승호가 K리그로 오기 위해 현재 대화하는 팀은 전북이 유일하다.

 

2019년 8월 다름슈타트로 이적한 백승호는 3년 계약을 맺었다.

 

지로나에서 안정된 출전 기회를 잡는 것이 목말랐던 백승호는 익숙했던 스페인 무대에서 독일 무대로 건너가는 도전을 택했다.

 

다름슈타트 이적 당시 백승호를 강력히 원했던 디미트리오스 그라모지스 감독은 선수의 다재다능한 능력을 신뢰하며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결과 백승호는 빠르게 팀에 안착했고, 후반기에는 팀의 절대적인 주전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감독 교체가 변수였다. 그라모지스 감독 대신 부임한 마르쿠스 안팡 감독은 시즌 초중반 백승호를 주축으로 썼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최근 열흘 사이 다름슈타트는 리그 3경기와 DFB포칼 1경기를 소화하는 지옥의 일정을 소화했다.

 

로테이션이 중요한 시기였는데 안팡 감독은 백승호를 리그 3경기 중 2경기에만 출전시키며 70분(선발 1회, 교체 1회), 이재성이 뛰는 홀슈타인 킬과의 포칼 경기에서는 후반 막판에 투입, 연장전까지 40분가량 출전시켰다.

 

안팡 감독이 현재 백승호에게 갖고 있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28일 잔투하우젠과의 18라운드, 그리고 이틀 만에 열린 레겐스부르크와의 19라운드였다.

 

리그 12위인 다름슈타트가 순위를 올리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했고, 공격적인 운영이 필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백승호는 잔투하우젠 전에서는 벤치에만 앉았고, 레겐스부르크 전에는 후반 40분에 투입됐다.

 

전북 측에 백승호의 이적 가능성이 전달된 것도 바로 이 시점이었다.

 

현재의 안팡 감독 체제에서 백승호가 자신의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름슈타트 이적 자체가 기회를 찾기 위한 길이었고, 1년 동안 그것이 현실화되며 착실히 성장해 나갔는데 감독 교체라는 변수 속에 또 길을 잃은 것이다.

 

유럽 이적시장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2일 오전 8시로 닫혔기 때문에 백승호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그러면서 나온 대안이 전북 행이다. 유럽 잔류와 국내 복귀 사이에서 저울질 하다 포르투갈로 향한 이승우의 케이스와 달리 백승호는 현재 이적을 위해서는 K리그, 그리고 전북행 만을 생각하는 상황이다.

 

전북은 백승호를 영입할 여력이 충분한 팀이다.

 

일류첸코, 류재문, 이유현을 영입했지만 아직 충분한 겨울 이적시장 자금이 남아 있다.

 

선수와 코치로 팀에 11년 간 헌신하고 사령탑에 오른 김상식 감독 취임 선물을 마련하겠다는 구단 수뇌부의 의지는 강하다.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수비형 미드필더 등을 소화하는 전천후 미드필더 백승호가 가세하면 김상식 감독의 전술적 확장성은 더 열린다.

 

백승호 영입을 위해선 다름슈타트에 이적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문제는 되지 않는다. 연봉도 현재 팀 내부 체계를 깨는 오버페이가 아니라면 국내에서 가장 잘 대우할 수 있는 팀이 전북이다.

 

박지성 어드바이저의 존재는 플러스 알파다. 지난달 전북에 합류한 박지성 어드바이저는 기본적으로 테크니컬 디렉터의 역할을 맡고 있다. 김상식 감독은 성인팀 선수 계약도 박지성 어드바이저에게 상당 부분 위임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박지성 어드바이저는 유스팀을 체크하는 동시에 스카우트팀 구성 등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실제 박지성 어드바이저도 백승호 영입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백승호의 마지막 고민은 유럽에서의 도전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근 박지성 어드바이저가 '전북으로 와서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경기력을 다시 올리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는 조언을 전달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차범근, 손흥민과 더불어 유럽에서 특별한 족적을 남긴 선배의 메시지에 선수도 불안감을 상당히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식 감독과 박지성 어드바이저는 최근에도 미팅을 가졌다.

 

유스 등에 대한 여러 현안을 다루는 가운데 백승호 영입 건도 얘기가 오갈 수 밖에 없었다.

 

남해에서 진행한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완주 클럽하우스와 목포에서 시즌 준비 마무리에 돌입하는 김상식 감독은 남은 협상을 구단과 박지성 어드바이저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백승호 영입은 박지성 어드바이저의 취임 후 첫 프로젝트가 된다.

 

백승호가 전북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로 올 수 있을까? 초반 분위기는 진중하고, 차분하면서도, 순조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