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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하락의 원인을 알고 대응해야 한다

신오덕 2022. 2. 24. 09:55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장 오나..스태그플레이션 대비하라"

권성희 기자 입력 2022. 02. 24. 09:24 수정 2022. 02. 24. 09:27 댓글 1

 

 

 
뉴욕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본사 /사진=임동욱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긴장 고조로 최근 2~3주 사이에 증시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침체장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통상 증시 고점 대비 10% 하락은 조정, 20% 하락은 침체라고 하는데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는 조정 국면에 진입했고 다우존스 지수는 조정 기준점을 소폭 웃돌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23일(현지시간) 2.57% 하락한 1만3037.49로 마감했는데 1만2845.95가 깨지면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현재 증시를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근의 하락 원인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으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증시 하락의 근본 원인이라면 투자자들은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어도 좋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라앉으면 증시는 이전과 같은 강한 반등 탄력성을 보이며 안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를 핑계로 주가가 하락할 때 좋은 주식을 저가 매수하는 전략은 유효하다.

 

하지만 증시 하락의 원인이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경제적 문제에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저가 매수는 '떨어지는 칼'을 붙잡는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증시 하락의 진짜 원인은 성장 둔화
최근 미국 재야의 투자 고수들은 증시 하락의 원인을 인플레이션에서 찾고 있다. 급격하게 치솟는 물가를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이 통제할 수 있느냐가 증시에 가장 큰 변수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로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연준이 선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데는 이미 실패했다는 의미다.

물론 연준이 오는 3월15~16일 FOMC(연방공개시장준비위원회)를 시작으로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성공할 수는 있다.

 

안타까운 점은 그렇다 해도 기업들의 성장 둔화는 불가피해진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가량 누려왔던 장기 강세장과의 결별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마켓워치는 이날 알리안츠 글로벌에서 22년간 주식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존 볼펜바거의 증시 분석을 전했다. 그는 불앤드베어프로핏닷컴(BullAndBearProfits.com)이라는 투자자문회사의 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5일 뉴욕 증시가 뜨겁게 오르고 있을 때 "1929년 이래 최악의 침체장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으나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이 같은 생각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며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다우존스 지수, 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미국 소형주 지수는 물론 선진국 지수, 이머징마켓 지수 등이 일제히 25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볼펜바거는 250일 이동평균선 붕괴를 침체장의 첫째 기준으로 보고 있다.

 

둘째는 최근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어 주가가 떨어져도 주식의 상대적 밸류에이션 자체는 낮아지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채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 이익 전망이 낮아지는데다 금리 상승에 따라 주식에 대한 기대 수익률의 매력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차트=BullAndBearProfits.com. 마켓워치 캡처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이 증시의 버블 정도를 판단하는데 사용한다고 알려진 GDP(국내총생산)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율은 지난해 10월에 사상최고치를 기록해 증시가 심각하게 고평가됐음을 알렸다.

당시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이전 사상최고치였던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보다도 30% 더 높았다.

 

셋째는 전세계 경제 성장세와 통화 공급량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더욱 심화할 수 있다.

 

특히 큰 침체장은 통상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 때로는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에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에따라 볼펜바거는 물가가 오르면서 경기도 침체 양상을 보였던 미국의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지난 30년간 일본의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미국이 지난 40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투자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투자자 모두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시기를 공부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환경에서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이는 지난 40년간 수익을 올려줬던 방법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볼프바거는 연준의 통화정책 수단이 극히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침체장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를 넘는 상태에서 금리는 올릴 수밖에 없고 돈은 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통화공급 증가율은 이미 지난해 2월 전년비 39%에서 8월에는 8%로 축소됐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증시 움직임
'스턱 인 더 미들'(Stuck in the Middle)이라는 투자 블로그의 운영자 미스터 블론드는 최근 현재 증시 상황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비교하는 차트와 글로 관심을 끌었다.
/차트=MrBlonde 트위터 캡처


이 차트는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때 S&P500 지수는 주황색으로, 2021년 7월부터 최근까지 S&P500 지수 선물은 파란색으로 표기해 비교한 갓이다.

이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앞으로도 2008년 말 흐름과 비슷하게 움직인다면 뉴욕 증시는 지난 1월27일에 형성한 저점 부근까지 떨어진 후 1월 말처럼 급반등해 지난 2월초 수준까지 오른다.

 

하지만 3월15~16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다시 약세 전환해 지난 1월말 저점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추락한다.

 

블론드는 이 차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됐기 때문에 증시가 이 차트대로 움직일 확률은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차트를 보고 대비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이 차트대로 증시는 움직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현재 증시가 하락하는 근본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 둔화 때문이라며 증시가 단기간에 강세장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