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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자신의 매칭률로 어필해야
스펙보다 직무와 관련사항만 기재
조직에 필요한 역량 강조가 최우선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대학생 이 모(23ㆍ여)씨는 졸업을 한달여 앞두고 마음이 급해졌다. 신입공채를 뽑는 몇몇 기업에 입사서류를 보냈는데 합격했다는 연락이 오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학교등록금 등으로 대출받은 빚이 계속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취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심해지고 있다. 곧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시즌이 시작되지만 멀게만 느껴진다. 졸업 전에 일찌감치 회사에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대학생에게 졸업은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는 중요한 순간이다. 새로운 시작인 만큼 설레고 기쁜 마음이 가득할 때다. 하지만 올해에도 경제환경의 불안함 속에 기업들의 채용문도 많이 좁혀질 것으로 보여 대학 졸업생들의 마음에 먹구름이 가득할 전망이다. 특히 서류지원의 문턱도 넘어가지 못하고 면접 자체를 보지 못하는 학생들도 수두룩 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업체 신입채용 문턱 점점 좁아져= 실제로 불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신입사원 공채 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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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기업 인사담당자 208명을 대상(복수응답)으로 불황으로 인해 달라진 채용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경력직 채용 확산'(32.2%)이 가장 많았다. '공채 대신 수시채용 비중 확대'(16.8%)와 '사내추천 채용 비중 확대'(12.5%) 등의 응답도 이어졌다. 그만큼 신입사원들의 취업 문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따라서 공채 시험의 기회가 생길 경우 서류전형에서부터 남들에 비해 특별한 자기만의 입사 노하우를 만들어야 한다.
곧 상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된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좀 더 있다가 준비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공채 시즌에는 짧은 기간에 여러 기업의 채용공고가 한꺼번에 올라오기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치열한 취업 경쟁은 서류전형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 입사지원서만 잘 써도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작성 전략을 세워야 한다.
사람인에 따르면 입사지원서에도 합격에 도움을 주는 작성 요령이 있다. 우선 입사하려는 기업의 요구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시험 문제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기업에서 제시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항목을 보면 그 회사에서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때문에 구직자들은 본격적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에 기업의 채용공고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단, 채용공고가 아직 나오지 않았을 때는 해당 기업의 마감된 채용공고와 자기소개서 양식을 참고하면 된다. 취업 관련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마감된 공고와 자기소개서 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기업에서 꼭 작성해야 한다고 체크한 부분은 빠뜨려서는 안된다. 또 자기소개서 항목에서는 해당 내용을 기승전결에 맞춰 솔직하게 작성하면 된다.
◆ 조직인재상에 부합되는 내용작성 필수= 입사서류를 작성할 때는 기업과 자신의 매칭률을 적극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은 스펙만 뛰어난 인재가 아니라, 회사와 일에 대한 열정이 있고 조직과도 잘 맞는 인재를 원한다.
불황기에 가장 선호하는 신입사원 인재상 가운데 1위가 '어떤 일도 열정적으로 도전하려는 인재'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즉, 기업은 추구하는 인재상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때문에 지원서에는 본인이 조직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음을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해당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입사를 한다면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 이는 경쟁자들에 비해 합격의 문에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다.
입사지원서도 적재적소가 우선이다. 뛰어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나라와 기업의 성공 열쇠가 되는 것처럼 입사지원서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스펙들 중에서 지원하는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임을 어필할 수 있는 것을 작성해야 한다. 즉, 양이 아닌 질로 승부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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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용은 핵심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간결한 문장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대외활동과 봉사활동 등을 모두 써서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일 것이 아니라, 지원한 회사와 직무와 관련된 것만 선택해 추려서 넣는 것이다. 특히, 아르바이트 등의 사회경험 중에서 그 기간이 6개월 미만의 단기 경험이나 지원 회사와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
입사지원서는 면접 예상질문지다. 모든 것을 실전처럼 확인해야 한다. 지원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서류합격 후, 면접 질문의 근거자료가 된다. 즉, 어떤 내용을 쓰는가에 따라 면접 질문이 달라지는 것이다.
때문에 반드시 인사담당자의 호기심과 관심을 자극해 질문하고 싶을 만한 내용과 베끼지 않은 진짜 이야기를 써야 한다. 이때 기업에서 일부러 난처한 질문을 하는 사례를 살펴보고 미리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사람인이 기업 604개사를 대상(복수응답)으로 '난처한 질문 유형과 답변방법'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단점 캐묻기'였다. 이때 '솔직한 단점과 개선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서류발송 전 최종 3번 이상 확인해야= 마지막으로 입사서류에 대한 최종 점검을 해야 한다. 제대로 잘 작성됐는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실수는 순간적으로 하는 것이다. 맞춤법과 지원분야, 회사명, 전화번호 등의 작은 실수가 채용 당락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개인별 지원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발송하기 전에 최소한 3번 이상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보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 확인할 때에는 전화번호, 학점, 날짜 등 숫자와 관련된 것만 보고 다음에는 맞춤법, 그 다음은 편집 등의 순으로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까운 지인에게 최종적으로 확인을 받는 것도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방법이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지원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이를 평가하는 주체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입사한 후에 핵심인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재임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들을 가득 채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내가 인사담당자라면 어떤 입사지원서를 원할까라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작성한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