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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합병의 대상을 찾아라

신오덕 2014. 9. 27. 15:49

 

[매경춘추] 인수·합병과 겸손
기사입력 2014.09.26 15:58:23 | 최종수정 2014.09.26 20: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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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사업을 하다 보면 외국 현지 기업인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투자 결정 1단계로 사업적 관점에서 해당 국가의 성장 잠재력과 현재 사업모델의 타당성을 판단하고, 2단계는 투자자 관점에서 자금 회수 방법과 그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투자자금 회수 방법인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과 인수ㆍ합병(M&A) 가능성이 중요한 고려 요소다. 기업공개는 해당 국가 주식시장의 기준에 따라 비교적 객관적으로 진행되므로 가능성 판단에 큰 어려움이 없다.

반면 인수ㆍ합병은 나라마다 접근 방법 차이가 크고 현재 우리 주요 투자 대상국인 신흥 성장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다. 우리나라도 소위 선진국에 비해서는 부진한 상황에서 외국 기업의 인수ㆍ합병에는 아직 애로사항이 많다. 부진한 인수ㆍ합병의 근본 원인을 고민하던 중 연전에 해외출장에서 만난 현지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얻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100이 필요한데 나는 아직 85밖에 없고 내게 부족한 15를 상대가 가졌을 때 인수ㆍ합병은 아주 효과적이다. 이런 경우 의사결정의 핵심은 상대의 15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대의 15를 20~30 이상으로 평가해주는 경우, 반대로 상대의 가치를 낮추어 보면서 5~10 정도로 평가하는 경우 인수ㆍ합병 성사 가능성은 큰 차이가 난다. 소위 선진국은 전자에 가깝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 성장국가는 후자에 가깝다는 경험담이었다.

인수ㆍ합병의 전략적 의의는 상호 보완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다. 내게 필요한 기술이나 마케팅, 혁신을 외부역량을 활용해서 단기간에 확보하는 것이다. 결국 성공적인 인수ㆍ합병을 위해 내가 가진 것보다 내게 부족한 남의 것을 높게 인정하는 `전략적 겸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보여준 겸손의 리더십이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었는데, 어찌 사람들 사이에서만 그렇겠는가? 기업들 사이에서도 크고 많이 가진 기업이 작지만 나와 다른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줄 아는 겸손함은 미덕을 넘어 성공적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핵심 가치다. `겸손`은 협력과 공동 발전을 위해 기업도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인 것이다.

[이형승 밸류아시아캐피탈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