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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개혁 작업에 착수하라

신오덕 2014. 10. 13. 15:58

 

"임원 260여명 전원, 사표 내시오" 현대重 일요일의 비상 사태

 

입력 : 2014.10.12 22:37 | 수정 : 2014.10.13 13:58

1兆 넘는 적자에 강력한 구조 조정… 임원 사직 처리 30% 넘을 가능성


	최길선 회장(왼쪽), 권오갑 사장.
최길선 회장(왼쪽), 권오갑 사장.
현대중공업이 임원 전원(全員)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며 고(高)강도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올 2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대 적자(1조1000억원)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경영 위기를 조기(早期) 타개하려는 강경 대응이다. 현대중공업이 전 임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요구한 것은1972년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12일 오전 조선·엔진기계·해양·플랜트·전기전자시스템·건설장비·그린에너지 등 7개 사업본부장을 긴급 소집해 이런 방침을 통보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두 CEO는 이날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임원들을 재신임을 통해 기용하고 임원 인사를 조기 실시해 능력 있는 부장급을 조직의 리더로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권오갑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 우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를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과 국내외 고객, 주주들을 생각해 분명한 개혁 청사진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사직서 제출을 요구받은 임원들은 현대중공업과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해 모두 260여명이다. 현대중공업은 통상 매년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하던 임원 인사를 앞당겨 이달 중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직 처리되는 임원 비율이 30%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당초 올해 임금 단체협상을 마치고 경영 개선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사(勞使) 갈등으로 20년 만에 파업 위기를 맞게 되자 고강도 혁신안을 전격 발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권오갑 사장은 지난달 16일 취임사에서 "학연·지연·서열이 아닌 일에 근거한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무사안일과 상황 논리만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분명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원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부문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수익 창출이 어려운 한계 사업과 해외 법인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도 단행키로 했다. 공정개선혁신팀을 신설해 사업본부의 공정 효율을 재점검하고 공정 자동화와 원가 절감 등 현장에서의 혁신 강도도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