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의 신임 대표의 경륜을 살펴라

35세 스타트업 투자전문가… 다음카카오 지휘봉 잡는다

서동일기자

입력 2015-08-11 03:00:00 수정 2015-08-11 03:00:00

다음카카오가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35·사진)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다음 달 23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 대표를 신임 대표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 이후부터 공동 대표 체제로 다음카카오를 이끌어왔던 최세훈, 이석우 대표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각각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면서 겸임해 왔던 경영기획팀장(재무 담당), 경영정책팀장(대관·對官)직만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가 신임 대표로 선임되는 시기는 다음카카오 합병 1년과 맞물린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안팎에서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합병 후 1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합병 1년에 맞춰 다음카카오 경영진의 대규모 인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음카카오 출신 ICT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 내부적으로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여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새로운 동력을 원하는 20, 30대 젊은 조직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파격적 인사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1980년생이다.

실제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후부터 크고 작은 악재를 겪어왔다. ‘카카오톡 감청 논란’, ‘국세청 세무조사’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카카오택시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다음카카오의 캐시 카우(cash cow·안정적 수익 기반) 역할을 했던 ‘카카오 게임하기’도 최근 네이버의 견제에 침체기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음카카오 내부적으로는 임 대표의 선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다음카카오로서는 스타트업 발굴 경력이 많은 임 대표가 적임자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임 대표는 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NHN(현 네이버) 전략매니저,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 등을 지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에 근무할 때 국민 모바일게임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 투자를 이끌기도 했다.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과도 이 시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2012년 4월 설립된 다음카카오의 투자전문 계열사인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초창기부터 맡아오며 미래 성장가치가 높은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해왔다. ‘핀콘’ ‘프로그램스’ 등 3년 동안 총 52개 스타트업에 254억 원을 초기 투자했다.

임 대표는 “모바일 시대 주역인 다음카카오를 맡게 돼 기분 좋은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기업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