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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팔봉의 비경을 보고 기뻐하라

신오덕 2016. 7. 7. 08:04

아웃도어

설움과 회한은 붉은 강물되어 흐르고.. 남한강 품은 '중원의 땅' 충북 충주

국민일보|입력2016.07.06 17:42

 

 

충북 충주댐 하류 남한강 너머로 하루를 마무리짓는 해가 붉은 노을을 잔뜩 토해내고 있다. 남한강 철교 위를 지나가는 충북선 무궁화호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충북 충주댐 하류 남한강 너머로 하루를 마무리짓는 해가 붉은 노을을 잔뜩 토해내고 있다. 남한강 철교 위를 지나가는 충북선 무궁화호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국토 중앙에 우뚝 솟은 수려한 자태의 중앙탑
국토 중앙에 우뚝 솟은 수려한 자태의 중앙탑
달천강변에 수려한 경관을 뽐내는 수주팔봉
달천강변에 수려한 경관을 뽐내는 수주팔봉
탄금호에서 즐기는 웨이크보드
탄금호에서 즐기는 웨이크보드

삼한시대에는 마한에 속했고, 삼국시대에는 처음 백제의 영역이었으나 475년(장수왕 63년) 중원고구려비(충주고구려비)가 건립되기 직전 고구려의 영토로 편입됐다. 553년(진흥왕 14년)쯤 신라의 영역이 됐다. 명칭도 국원성(國原城)으로 개칭된 뒤 557년에는 국원소경(國原小京)이 됐고 742년(경덕왕 1년)에는 중원경(中原京)으로 바뀌었다.

우리 역사에서 오랜 기간 ‘중원’(中原)으로 자리매김해 온 충북 중원군을 1995년 1월 1일 편입시키면서 충주시는 한반도의 ‘중심’이 됐다. 이 땅은 삼국시대 고구려·백제·신라가 영토 다툼을 치열하게 벌인 요충지다. 통일신라 석탑 중 최대 규모인 국보 제6호 탑평리7층석탑(중앙탑)이 속해 있는 가금면이 최근 중앙탑면으로 이름을 바꿔 ‘중앙’의 상징성을 이어가고 있다.

삼국시대 각축의 상징

중앙탑은 높이 14.5m로 멀리서 봐도 우뚝 솟은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경주의 다보탑과 닮은 모양새로 이중의 기단 위에 7층의 탑신을 올렸고 그 위에 상륜부를 구성한 일반형 석탑이다. 신라 원성왕 때 국토 중앙에 조성됐다고 해 충주 시민들은 예나 지금이나 이 석탑을 중앙탑으로 부른다. 중앙탑 주변에는 넓은 잔디밭에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으며 충주박물관 등이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국내 유일의 고구려 석비인 국보 제205호 ‘충주 고구려비’가 있다. 전체적인 외형은 중국 지안(集安)현에 있는 광개토대왕릉비와 비슷하나 크기는 작다. 자연석을 이용해 4면 모두에 글자를 새겨 넣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앞면과 좌측면에서만 글자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비문의 내용은 판독할 수 없는 글자가 있어 완전한 해석은 불가능하나 현재 앞면 서두에는 고려(고구려)대왕이 신라왕과 대대로 형제와 같이 지내기를 원하고 이에 신라왕이 공손히 응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비는 고구려의 남쪽 경계선을 이루는 기념비로서 당시의 삼국관계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되며 장수왕의 영토확장에 대한 공을 기리기 위해 문자왕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79년에 돌의 정체가 밝혀졌다.

가치가 알려진 뒤 보호각이 건립됐고 2012년 드디어 충주고구려비전시관이 문을 열면서 풍부한 자료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전시관은 고구려의 유산, 설화, 생활상, 역사와 함께 안악 3호분, 광개토대왕비, 충주고구려비 발견 과정 등을 소개한다.

‘망국의 한’ 품은 탄금대

탄금대는 충주시 서북쪽의 칠금동에 남한강과 달천강이 합류하는 곳에서 남한강 상류 쪽으로 1㎞쯤 뻗은 높이 200m가량의 대문산에 위치해 있다. 산세가 평탄하고 송림이 우거져 경치가 좋은 공원으로 가꿔져 있다.

신라 진흥왕 때 악성 우륵 선생이 이곳에서 가야금을 연주했다고 해서 탄금대라 불린다. 우륵은 가야국 가슬왕 때 사람으로 가야국의 멸망을 예견하고 신라에 귀화했다. 진흥왕이 우륵을 충주에 거주하게 했으며, 우륵은 항상 산상대석에 앉아 망국의 한을 달래며 가야금을 타면서 제자들에게 노래와 가야금, 춤을 가르쳤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당시 순변사 신립장군이 배수진을 치고 적군을 맞아 싸운 전적지이기도 하다. 숲 울창하고 전망 빼어난 이곳엔 현재 충주문화원, 야외음악당, 충혼탑, 감자꽃노래비, 탄금정, 탄금대기비, 악성우륵선생추모비, 신립장군순절비, 조웅장군기적비, 궁도장 등이 있고 조각공원과 체육공원이 조성돼 있다. 최근 탄금대토성에 대한 발굴조사결과 삼국시대 백제세력에 의해 축조된 토성으로 밝혀져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산책로 일부는 인근 세계무술공원과도 이어진다.

달천강 최고 경관 수주팔봉

살미면 토계리의 수주팔봉은 달천강이 빚어 놓은 경관 중 가장 으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경치가 탁월하다. 속리산 부근에서 발원해 괴산을 거쳐 충주의 서쪽을 지나며 탄금대에서 남한강에 합류하는 달천강은 예로부터 물맛이 좋고 달아 달래강이라고도 불렸다.

수주팔봉은 물이 두루 돌아가고 여덟 개의 봉우리가 있다는 뜻으로 문주리 팔봉마을에서 달천 건너 동쪽의 산을 바라볼 때 정상에서 강기슭까지 달천 위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떠오른 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산세는 야트막하지만 날카로운 암릉으로 이뤄져 있어 그 위세가 옹골차고 당당하다.

‘장수 기원’ 만수계곡

만수계곡은 월악산국립공원 포암산과 만수봉 사이에 자리한 작은 계곡이다. 계곡을 한 바퀴 돌며 숲과 물의 정기를 들이마시면 만수무강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계곡 이름도 ‘만수’가 됐다.

월악산 만수자연관찰로 코스는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별로 피는 야생화와 시원한 계곡을 함께 볼 수 있다. 야생화단지에서는 월악산에 자생하는 들꽃 100여 종을 관찰할 수 있다. 여름에는 좀개미취, 백리향, 둥굴레, 까치수염, 참나리 등을 볼 수 있다.

야생화단지 옆에는 송유(송진으로 만든 기름) 채취 가마가 보인다. 송유 채취 가마를 지나면 일제가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나무에 상처를 낸 흔적이 있는 소나무를 볼 수 있다. 계곡 자연관찰로는 경사가 그리 가파르지 않아 걷기에 좋다.

■여행메모
충주·탄금호 '물의 고장' 여름 여행지, 조정경기장에서 30일 호수축제 개막

수도권에서 출발한다면 영동고속도로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북충주나들목에서 빠진다. 중앙탑이 있는 탑평리로 가려면 가금면 방향 42번 지방도를 탄다. 이 도로는 탄금대로도 이어진다.

'물의 고장'답게 충주호와 탄금호를 품고 있는 충주는 여름철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거나 수상레저를 즐기면 성급하게 찾아온 더위도 힘을 못 쓴다.

목계나루에서는 고무보트·카약·카누·수상자전거 등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2∼6시에 1시간 단위로 장비를 대여해준다. 목계나루 인근 '실비집'(043-852-0159)은 모래무지와 비슷하게 생긴 참매자 조림이 별미다. 매운탕과 생선국수도 잘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용출 온천수로 유명한 수안보는 온천단지로 숙박시설을 많이 갖추고 있다. 수안보 한화콘도(1588-2299) 등 콘도·관광호텔을 비롯해 일반호텔과 여관이 밀집해 있다.

2016충주호수축제가 오는 30일부터 8월 7일까지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 일원에서 열린다. 대규모 수상 워터파크는 물론, 워터후프 왕 선발대회, 수중씨름, 워터 림보, 수중 베개싸움 등 다양한 물놀이 행사가 열리고, 땅콩보트, 바나나보트, 카약, 카누 등 수상 레저 체험도 마련된다.

중앙탑 공원에는 캠핑장이 마련된다. 충주시에서는 2015년부터 세계무술축제와 호수축제가 격년으로 개최되고 있다(중원문화체육관광진흥재단 043-850-7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