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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철과 신념
감독의 재발견에서 배운다 본문
[인터뷰②] 정정용호의 비결.. "배는, 함께 저어야 앞으로 나아간다"
임성일 기자 입력 2019.06.28. 06:30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어떤 조직을 가리킬 때 리더나 수장의 이름 뒤에 '호'를 붙여 지칭한다.
스포츠계에서 자주 사용하는데 히딩크호, 허정무호, 홍명보호, 신태용호 등을 떠올리면 쉽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꽤 알맞은 비유라는 생각이다.
'한배를 탔다'라는 관용적 어구와 맞물려 생각하면 더 잘 어울리는데,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 마음으로 노를 저어야 원하는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속사정까지 감안한다면 보다 적절하다.
대회 여정 전체를 모두 함께 한 것은 아니라 재단이 조심스럽지만,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열린 폴란드에서 지켜본 정정용호는 아주 특이한 배였다.
대회를 앞두고 한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정용 감독도 그렇고 선수 구성도 그렇고, 솔직히 이름값에서는 힘이 떨어지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사고를 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팀이라는 목소리가 많이 있다"고 말한 뒤 "이 팀은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기운이 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 기운이 '세계 2위'라는 믿을 수 없는 이정표를 세운 힘이다.
Δ 감독과 코치 사이가 경직되면 선수들이 안다
에콰도르와의 '2019 FIFA U-20 월드컵' 4강전이 펼쳐진 지난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스타디움. 1-0 한국의 승리와 함께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 정정용 감독에게 물을 끼얹으며 함께 어우러졌다.
누군가는 아이들 장난처럼 감독의 등을 때리기도 했다. 이제와 말하지만, 그 누군가 중에는 선수가 아닌 코치도 있었다.
대회 도중 또 대회를 마치고 많은 사람들이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의 어우러짐을 기적의 원동력이라 설명했다.
일단 맞는 말이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어쩌면 핵심 포인트일지도 모를 일은 감독과 코치의 관계였다.
사실 한국 축구계 풍토에서 감독과 코치는 가깝고도 먼 사이다.
지근거리에서 감독을 보필해야하는 중요한 참모지만, 위아래가 분명해야한다는 암묵적 분위기 속에서 대개 관계가 엄했다. 굳이 가르자면, 감독이 곁을 잘 주지 않았던 까닭이다. 하지만 정정용 감독과 그를 보좌하던 코치진(인창수 코치, 공오균 코치, 김대환 GK코치, 오성환 피지컬코치) 사이는 다른 팀에서 볼 수 없는 공기가 흘렀다. 화기애애했고 동시에 서로 존중했다.
정정용 감독은 "과거 포르투갈 브라가에서 연수할 때, 당시 감독은 32세 젊은 지도자였고 그 밑에 코치는 마흔이 넘었었다. 그런데 전혀 불편함이 없더라.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감독-코치의 관계가 명확하다. 우리 팀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그냥 외부에 비춰지는 이미지를 위함이 아니었다. 선수를 위해서였다.
정 감독은 "사실 감독과 코치 사이가 너무 경직돼 있으면 피해는 선수가 받는다.
선수들이 금방 안다"고 했다. 감독-코치가 딱딱한데 편안한 분위기에서 운동하자는 게 성립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말 잘 듣는 코치? 우린 그런 것 없다. 코치들과 의견 대립도 있고 자신들끼리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다. 내 경험상 이런 분위기가 맞다고 본다"며 '살아 있는 스태프'를 꾸리기 위해 노력했음을 전했다. 하지만 '선'은 있었다.
정 감독은 "내가 말이 앞서면 그것이 곧 '결정'이 되기에 먼저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런 뒤에 수렴한다"고 전한 뒤 "하지만 코치들에게 하나만 당부했다. 다양한 의견을 개진한 뒤, 내가 어떤 선택을 내리면 그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따라달라고 했다. 결정은 어차피 감독의 몫이다. 선택에 앞서서는 조율이 필요하나 선택 후에는 함께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 팀'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Δ "내가 먼저 말을 하면, 그것은 '결정'이 된다"
폴란드에서 만난 오성환 피지컬 코치는 "감독님과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부터 지원스태프까지, 이 팀을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똘똘 뭉쳤다. 자기의 몫은 물론이고 다른 이들이 할 것까지도 함께 했기에 더 단단한 팀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내부 공기를 전한 바 있다. 오 코치는 "정 감독님은 전술적으로 뛰어나지만 스포츠 과학에도 일가견 있다. 그런데도 의견을 가감 없이 들어주신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정 감독은 "내가 뛰어난 것은 아니고,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한 팀의 스태프로 들어오면 그 사람을 전문가로 인정하면 된다. 단, 소통은 필요하다"면서 "오 코치는 이론적으로 해박하나 아무래도 경험은 다소 부족했다. 그런 것을 우리가 채워주고 서로 나누면 된다. 다른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공격·수비 등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해 인정하고 의견 나누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전했다.
과거 자신이 경험했던 안타까움에서 기인한 리더십일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인 정 감독은 과거 중요한 대회 때마다 TSG(technical study group·기술연구그룹)로 활동했다. 대략 2010년부터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 상대 분석에 몰두했다. 하지만, 잘 반영되지는 않았다.
정정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 함께 한 TSG 분들이 큰 도움을 줬다. 오히려 내가 그 분들에게 "빨리 분석해달라"고 자료를 요청하며 괴롭혔다"면서 "함께 자료를 보면 도움 받을 것이 분명히 있다. 내가 원하는 것, 수긍할만한 것이 있으면 소통해서 받아들이면 된다. 아니다 싶으면 또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감독이 문을 열어 놓았을 때와 그렇지 않고 굳게 닫은 채로 배를 끌고 갔을 때. 장점은 전자가 더 많다는 견해였다.
이렇듯 열린 마음으로 팀을 이끌며 정정용호는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정 감독은 우크라이나와의 대회 결승전 후 "우리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겨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어떻게 경기를 하면 되는지 알게 됐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면서 "앞으로도 대회는 계속 이어진다. 선수들은 더 발전할 수 있다. 아직 우승이라는 목표도 남았으니 계속 도전할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맺음말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마침표가 아닌 쉼표일 뿐이다.
귀국 후 아직 제대로 숨을 돌리지 못했으나 정정용 감독 역시 다른 승부사들처럼 다음 호흡을 준비 중이다. 겉으로 밝힌 것은 없으나 머리와 마음으로는 바쁘게 앞을 보고 있다. 지금은 머리보다는 마음의 뜻을 따르겠다는 생각이다.
정 감독은 "일단 축구협회와 이야기를 나눠야한다. 협회의 녹을 먹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그게 먼저"라고 말한 뒤 "당장 좋은 곳에서 오퍼가 들어온다고 훌쩍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페이지에 대한 뜻이 맞는다면, 또 다른 이강인을 만들기 위한 소임을 다시 맡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길이 달라질 개연성도 있다.
정 감독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사명감을 인정해준다면 그렇게 가는 것이 맞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내 스스로가)정체된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본다. 안주하지 않는 발전을 위해 다른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며 프로팀을 포함, 다른 가능성도 열어두겠다는 생각도 에둘러 전했다.
폴란드를 떠날 때 "한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 편두통이 너무 심하다"던 정 감독은 "그래도 사내는, 또 자신을 인정해주는 곳이 있으면 다 받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가뜩이나 지도자 기근에 시달리던 한국 축구에 속이 꽉 찬 축구인 한 명이 수면 위로 올라선 분위기다. 준우승보다 더 값진 것은 '정정용의 재발견'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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