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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철과 신념
햄릿에 나오는 대사가 필요한 시간이다 본문
두 시간의 햇살 덕분에 '카미노'는 끝내 행복했다
손민호 입력 2019.12.13. 00:05 수정 2019.12.13. 06:48
5일간 115km 걸어 순례 인증 받아
성서에서 기원한 기독교 성지
작년 한국인 5665명 순례 마쳐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저마다의 카미노
St. James, Saint-Jacques, Santiago, Santo Jacobo. 모두 한 사람을 가리킨다.
성 야고보. 예수의 십이사도 중 하나로 사도 요한의 형이다. 생전의 야고보가 지금의 스페인 지역에서 복음 활동을 했다고 한다.
야고보는 서기 44년 예루살렘에서 처형된다.
성서에서 그는 십이사도 최초의 순교자로 등장한다. 그의 제자들이 스승의 유해를 수습해 갈리시아로 보냈다고 전해진다.
도시가 건설되자 순례가 시작된다. 유럽 곳곳에서 스페인 서북쪽의 도시를 찾아 길고도 험한 여행을 시작한다.
중세 교회는 성지 순례를 제도화한다. 범죄자가 순례를 하면 죄를 용서한다. 순례 증명서 콤포스텔라는 그 시절의 면죄부였던 셈이다.
길은 애초부터 신화에 의지했다. 예루살렘에서 죽은 야고보의 유해가 1000년이 지나 스페인의 후미진 들판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교회는 물론이고 순례자도 이 기적 같은 발견을 철석같이 믿는다.
스페인을 침략한 무어인을 몰아내기 위해 순례길이 영적·군사적으로 역할을 한 사실은 순례자와 무관한 역사일 따름이다.
순례길에서 야고보는 흔히 모자 쓰고 지팡이 든 순례자로 표현되지만, 칼을 차고 말을 탄 군인의 형상으로도 남아 있다.
나는 프랑스 길의 막바지 115㎞ 구간을 걸었다. 전체 코스의 7분의 1 남짓 걸은 셈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동쪽 사리아에서 출발해 하루 평균 23㎞씩 걸었다. 5만 보 넘게 걸은 날도 있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어차피 저마다 제 길을 걷는다.
순례 그리고 여행
국내에 패키지여행 상품도 나와 있다. 트레킹 전문 여행사나 성지순례 전문 여행사가 판매하는 보름 여정의 상품이 주를 이룬다. 보통 200㎞를 걷는다.
유럽 패키지여행 상품 중에 하루 이틀 순례길을 경험하는 여정도 있고, 프랑스 길 풀코스 상품을 운용하는 여행사도 있다. 나는 7박9일 인천~산티아고 직항 여행상품을 이용했다.
나에게는 이 여정이 적당했다. 직장인의 경우 1주일만 휴가를 내면 순례자 인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최소 32일 걸린다는 800㎞ 순례는 아무에게나(또는 아무 때나) 허락된 도전이 아니다.
인솔자가 일행 42명 중 8명이 개인 참가자라고 귀띔했다. 패키지여행치고는 매우 높은 비율이다.
우리 일행의 60% 정도가 기독교인이었다. 그들은 대부분 신앙의 힘으로 걸었다.
한 중년 여성은 이틀째 되는 날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상태가 심했는데 끝까지 걸었다.
콤포스텔라를 받고서 그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말씀을 받았어요. ‘일어나 걸어라.’ 그래서 기쁘게 걸었어요.” ‘일어나 걸어라’는 성경 말씀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희와 함께함이니라’는 성경 구절을 암송하며 걸은 신자도 있었다.
힘들 때마다 되뇌는 말씀이라고 했다. 42명 모두 콤포스텔라를 받았다.
구원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11월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건 우리네 사는 꼴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종일 비가 내리는데 하루에 두어 시간은 꼭 볕이 들었다. 우비 뒤집어쓰고 터덜터덜 걷다가도 하늘이 열리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걸음이 가벼워졌다. 그 두어 시간 덕분에 순례는 끝내 행복했다.
‘당신의 진실한 사랑을 다른 사랑과 어떻게 구별하나. 가리비 껍데기, 모자, 순례자 지팡이, 그리고 샌들을 통해.’
『햄릿』에 나오는 대사다. ‘사랑’ 대신에 ‘여행’을 넣어봤다. 더 어울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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