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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많고 숲이 많은 곳을 찾는다

신오덕 2020. 10. 23. 14:56

[언택트 양평 여행] 양평의 아름다운 숲속으로

입력 2020.10.23. 10:24 댓글 10

 

 

포토존인 산수화 건물 안에 설치된 인형과 장식품들, 더그림의 잔디 정원

 

서울에서 가까운 양평은 산도 많고 물도 넉넉하다. 산이 많으니 숲도 많다.

 

나무와 풀, 꽃과 곤충이 만들어 내는 숲의 호흡은 사시사철 싱그럽다. 숲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숨이 편하고, 머릿속이 맑아진다. 하늘 높은 이 가을에 한나절 코스로 떠나는 호젓한 양평 숲 여행을 추천한다.

 

서후리숲 입구, 아이들이 뛰놀기 좋은 잔디광장. 방탄소년단이 사진 찍은 곳을 표시해 두었다.

▶도심에서 가까운 숲 여행지

’숲을 알아 가면서, 아는 것을 넘어 느끼면서, 느끼는 것 너머에 있을 숲과 하나 되는 삶을 꿈꾸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 됩니다. 마침내 도처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제 소용 지니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느끼게 되어 모두를 존중하게 된 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숲 해설가 김용규 씨가 쓴 『숲에서 온 편지』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친근감을 잔잔하게 풀어놓아 곁에 두고 가끔 들춰 보는 책이다. 매번 반복되는 일은 책을 손에 잡는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순식간에 숲으로 달음박질친다는 것. 요즘같이 하늘이 끝도 없이 높고 푸르른 계절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숲으로 가기로 했다. 서울에서 멀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숲을 찾다가 깜짝 놀랐다.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너끈히 도착할 경기도 양평군에만 수많은 숲이 있었다. 용문산과 중미산, 유명산을 지붕으로, 북한강과 남한강을 양쪽에 낀 양평군은 생태 여행 일번지다. 산음자연휴양림, 국립양평치유의숲, 설매재자연휴양림, 중미산자연휴양림, 용문산자연휴양림 등의 국공립 휴양림을 비롯해 서후리숲, 오르다온, 들꽃수목원, 더그림, 쉬자파크 등 아기자기하게 주제별로 예쁘게 꾸민 숲 관광지가 수두룩하다. 또한 숲에서 하루를 지낼 수 있는 캠핑장도 글램퍼스양평, 솔뜰캠핑장, 용문산관광지야영장, 맑은숲캠프 등 50여 개가 있다.

 

언제부터 우리 주변에 이렇게 숲이 많아졌을까? 1980년대까지도 ‘벌거벗은 산에 나무를 심자’는 노래를 하며 식목 행사에 불려 다니곤 했는데, 불과 30~40년 사이에 우리나라는 산림 보유 비율이 세계 4위가 되었다.

 

국토 전 면적에서 산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60%가 넘고, 1㏊(약 3000평)당 평균 임목 축적도 126㎥로 OECD 국가의 평균을 넘어설 정도라 한다.

 

이렇게 전국 곳곳에 울창한 숲이 늘었는데, 그중 양평군에 유난히 휴양림이나 치유의 숲으로 조성된 숲이 많은 것은 우선 해발 1000m에 달하는 용문산과 중미산을 중심으로 서쪽은 북한강이 에워싸고 남쪽은 남한강이 가로지르는 풍요로운 자연 지형 덕분이다. 산지가 75%나 되는 산악 지역으로 산줄기를 따라 아직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임도가 많아서 트래킹이나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길이 많다.

 

두 번째는 서울에서 가까운 입지 조건으로 인해 수도권 주민들이 주말 여행을 하기에 적당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세 번째는 서울에서 살다가 식물원 조성에 제2의 인생을 건 독지가들이 양평 인근에 터를 잡고 수십 년 동안 공들여 만든 개성 있는 개인 식물원이 많기 때문이다.

 

K-POP 역사를 써 나가는 방탄소년단이 앨범 재킷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세를 얻은 ‘서후리숲’을 비롯해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은 그림 같은 인생 사진 촬영지 ‘더그림’,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 휴양림인 ‘산음자연휴양림’까지, 자연의 혜택을 흠뻑 누리며 산책하기 좋은 양평의 숲들을 소개한다.

 

돌아오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이 계절에 꼭 한번 만나면 좋을 용문사의 은행나무를 보고 오기를 추천한다. 1000년 수령의 아름드리 나무가 수만 개의 노란 은행잎을 달고 바람결에 사르르 이파리를 떨구는 모습은 해마다 일부러 찾아가서 봐도 좋을 눈부신 풍경이기 때문이다.

 

서후리숲의 자랑인 자작나무숲, 철쭉나무전망대 휴식처에 매달린 자연 친화적 카쿤 해먹

 

▶방탄소년단도 왔다 갔다! 서후리숲

 

양평의 숲 중 최근 들어 가장 유명세를 치르는 곳은 서종면 거북바위길의 서후리숲이다.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14㎞로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 후반 5㎞는 좁은 1차선 시골길을 굽이굽이 가야 한다. 접근이 쉽지 않은 위치임에도 입소문을 탄 건 방탄소년단의 촬영지라는 점과 도착만 하면 1시간 반 정도는 자작나무와 단풍나무 숲속에서 호젓한 시간을 지낼 수 있다는 점 덕분이다.

 

양평 청계산과 중미산 사이에 자리한 서후리숲은 사유림 33㏊(10만 평)를 1999년부터 기초 조성한 뒤 십수 년간 나무를 심고, 길을 내어 숲으로 꾸며 2014년에 일반인 대상으로 개장했다. 권역을 7~8개로 나눴는데, 중부 지방에서 잘 자라는 자작나무, 메타세쿼이아, 구상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잣나무들이 권역별로 무리 지어 자라고 있다.

 

입구에서 A코스와 B코스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 주고, 모든 길이 일방통행이니 갈림길에 주의하라고 알려준다. 일방통행 길이라 다른 관람객과 부딪힐 일이 없어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곳곳에 방탄소년단이 사진 찍은 곳임을 알 수 있게 액자가 설치되어 있다.

 

입구에서 넓은 잔디밭을 지나 작은 폭포를 옆에 두고 숲길로 들어간다. A코스는 제법 등산이 되는 코스로, 단풍나무숲→철쭉나무전망대→자작나무숲→은행나무숲→층층나무숲→메타세쿼이아숲을 지나는 1시간짜리 코스다. B코스는 단풍나무숲→비밀의숲→잣나무숲을 걷는 코스로 30분 정도면 너끈히 다녀올 수 있어 각자 체력에 맞춰 코스를 정하고 돌아보면 된다. A코스를 다 걷고 B코스까지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 채 안 걸린다.

 

이왕이면 A코스를 추천한다. 오붓하게 한두 명이 걸을 수 있는 단풍나무숲길을 지나면 A코스와 B코스가 나뉘는 곳이 나온다. 이곳에도 방탄소년단 사진이 있다. 제이홉과 뷔 뒤로 잣나무 윗부분이 보이는 그 유명한 사진. 중간중간 하얀 벤치가 있어 쉬었다 갈 수 있다. 여기서 완만한 경사로를 다소 힘겹게 올라가면 철쭉나무전망대가 나온다. 커다란 나무마다 콩깍지처럼 생긴 카쿤 해먹이 달려 있다. 그 안에 앉아 잠시 매달려 보니 세상 만사가 다 허허롭게 느껴진다.

 

그 다음이 서후리숲의 하이라이트인 자작나무숲이다. 줄기 껍질이 흰 자작나무숲을 한참 걸어가다 보면 ‘뒤를 돌아보세요’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그곳에서 뒤를 돌아보면 끝없는 자작나무숲이 펼쳐진다. 앞만 보고 가다가는 이 장관을 놓치기 쉽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앞뒤 둘러보면서 숲을 즐기라는 배려의 표시다. 다음으로 쭉쭉 하늘 높이 뻗어 있는 메타세쿼이아숲을 지나면 출발했던 지점으로 내려오게 된다.

 

실제로 걸어 보면 ‘적당히, 과하지 않게 잘 가꾼 숲’이란 표현이 딱 맞는다. 하지만 내 집 마당의 꽃나무 한 그루 키우기도 쉽지 않은데 10만 평 숲을 가꾸는 일에 ‘적당히’라는 말은 가당치 않다. 한나절 구경 가는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끊임없는 노력으로 20년을 넘기고 있을 서후리숲 가족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거북바위1길 200 개방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 매주 수요일 휴무, 동계 휴장(12/1~2/28) 입장료 일반 7000원, 8세 미만·서종면민 5000원 *등산 가방, 돗자리, 음식물 반입 금지

 

▶그림처럼 아름다운 정원 더그림

 

양평군 옥천면 용문산 자락에 그림 같이 예쁜 정원이 있다. 2005년부터 드라마와 CF 촬영지로 소문이 났고, 지금까지 60여 편 이상의 촬영이 진행되었다.

 

1㏊에 달하는 부지에 계곡과 잔디밭, 유럽풍 건물들이 조화롭게 자리해 2017년에는 ‘경기 아름다운 정원 문화’ 대상도 받았다. 원래 이곳은 윤석영 대표의 개인 별장이었다.

 

그는 1996년부터 별장의 정원으로 가꾸다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식물원급 정원에 필요한 부분들을 추가로 구성하기 시작해 2014년 5월 카페와 식물원 문을 열고 일반 관람객을 받고 있다. 목표는 서울 근교에서 자연과 수목을 감상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분수와 꽃밭, 작은 크기의 캐릭터 인형들이 정원을 사랑스럽게 만든다.

 

흰 벽에 붉은 지붕을 올린 스페인풍의 건물들과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한식 정자 등을 짓고, 카펫 같은 잔디를 운동장처럼 넓게 깔고, 10만여 그루의 철쭉과 소나무를 곳곳에 심었다. 20여 년의 노력으로 봄에는 철쭉이, 여름에는 녹음이,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소나무 가지 위에 하얀 눈꽃이 내려앉는 아담한 정원이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잘 가꿔진 넓은 잔디밭을 중심으로 스페인풍 건물들이 둘러서 있다. 드라마에 많이 등장한 본채인 ‘풍경화’ 건물, 곰 인형과 꽃다발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연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존인 ‘스케치’와 ‘산수화’ 건물, 카페이자 생활 용품을 판매하는 ’수채화’ 건물이 보인다.

 

본채의 실내는 방송 촬영 외에는 입장할 수 없지만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마치 남부 유럽에서 찍은 것처럼 이국적인 사진이 나온다. 본채와 이어지는 스케치 건물은 클래식한 가죽 소파와 의자들을 배치하고, 고서와 와인병들로 유럽의 별장 같은 분위기를 낸 중후한 분위기의 포토 존이다.

 

산수화 건물은 커다란 곰 인형과 장식 풍선으로 파티 공간처럼 꾸민 귀여운 분위기의 포토존이다. 수채화 건물은 유럽 스타일의 액자와 도자기, 액세서리 등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전시장이자 기념품 숍이고, 테이블에 앉아 음료와 간단한 디저트를 마실 수 있는 카페이기도 하다.

 

더그림 뒤쪽에는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그 앞쪽에는 계절마다 색다른 꽃들이 차례대로 피고 진다. 호젓한 산책로도 있고, 분수와 캐릭터 인형들로 장식한 쉼터들이 곳곳에 있다.

 

곰과 토끼, 다람쥐 등을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어 벤치 옆에 세워 놓아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은행잎 모양으로 만든 벤치도 사진 찍기 좋게 만들었다. 초입의 빈티지 미니카와 빨간 공중전화 박스는 예쁘게 차려 입고 온 젊은 커플들이 꼭 사진 찍고 가는 곳이다.

 

주차장 쪽에는 식물 체험관인 더그림 온실이 있다. 더그림을 방문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아 아이들을 위한 식물 체험 공간을 만든 것. 커피나무와 왕레몬나무를 비롯해 판타지아, 부자란, 시클라멘, 칼랑코에 등 주변에서 자주 보지만 이름은 몰랐던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오색 깃털로 시선을 끄는 작은 앵무새도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표소에서 구입한 티켓은 음료 교환권으로 수채화 건물의 카페에서 커피나 주스 등 원하는 음료로 교환할 수 있다. 더그림을 찾아 준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고. 물론 상업적 사용이나 프러포즈 이벤트, 야외 웨딩 촬영 장소로 사용할 때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사나사길 175 이용 시간 오전 10시~일몰(평일), 오전 9:30~일몰(주말), 매주 수요일 휴무, 명절과 공휴일 정상 영업 입장료(음료 1잔 서비스) 일반 7000원, 어린이 5000원

 

▶국내 최초 치유의 숲 산음자연휴양림

 

산음 숲 해설 코스는 1996년에 시작한 국내 최초의 숲 해설 프로그램이다, ‘소원을 들어주는 바위’. 마을의 재앙을 멈추고, 여인들이 아들을 낳게 해 주는 바위라고 한다, 숲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산음자연휴양림의 통나무집들

 

산음(山陰)자연휴양림은 말 그대로 ‘산의 그늘’이란 뜻이다. 동서남북으로 소리산과 단월산, 용문산, 봉미산이 능선을 잇는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사시사철 산그늘 아래 있는 지역이라 골이 깊고 외부에서 드나들기가 쉽지 않다.

 

문명의 기운이 닿지 않으니 숲은 원시 자연의 상태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어 어느 숲보다 푸르고 깊다. 숲에 가면 발을 들여놓는 순간 호흡이 편해지고 머릿속이 맑아지는데, 이곳에서는 그 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다.

 

걷고, 자전거 타고, 캠핑하고, 숙박할 수 있는 숲속 휴양지로 2000년 1월에 개장했던 국립산음자연휴양림은 이런 천혜의 환경 덕분에 처음으로 ‘치유의 숲’으로 지정되었다.

 

2010년 9월 법률에 처음으로 ‘치유의 숲’이란 말이 등장한 이후, 국민이 숲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증진 회복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지정된 ‘치유의 숲’이 바로 이곳이다.

 

그저 숲에서 거니는 것만으로도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소개되면서 치유의 숲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고, 경기도 소재로 서울과 가까워 휴식과 치유를 위해 사철 찾는 이들이 많다.

 

2000㏊(약 605만 평)의 산음자연휴양림은 야영장과 숙박 시설, 등산로, 산림 체험 코스 등을 갖추고 있다. 휴양림에서 하루를 편히 쉬고 싶은 숙박객들을 위해 텐트를 설치하고 야영할 수 있는 야영장과 휴양림 속에 20여 채의 통나무집을 마련했다. 산책이나 등산을 원하는 도보 여행자를 위한 등산로와 산책로, 족욕장, 명상장, 데크 로드도 잘 정비되어 있다.

 

숲 체험 프로그램이나 목공예 실습 등 숲속에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시설로 산림문화휴양관과 산림치유센터 등이 있고, 산악 자전거 코스도 있다.

‘산그늘’이란 이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깊숙한 숲속에 설치한 데크 로드

 

산음자연휴양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숲 해설 코스와 맨발 걷기 체험로다.

 

특히 숲 해설 코스는 1996년 국내 최초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21개 지점을 ‘자기 안내식’으로 체험할 수 있게 연결한 상징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아 국가 산림 문화 자산으로 지정되었다. 숲속 계곡을 따라 연결된 21개 지점에 각기 ‘자작나무와 기마 민족의 흔적’, ‘모기를 쫓는 산초나무’, ‘분해자의 역할을 하는 버섯’, ‘물을 맑게 하는 갯버들’, ‘허물 벗는 물박달나무’, ‘방귀 뀌는 뽕나무’ 등 주변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표시했다.

 

1시간 반 정도 숲 해설가와 함께 걷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휴양림 전체에 소나무와 잣나무, 전나무, 편백나무, 자작나무, 층층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라고 있어 벤치에 앉아 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나무들이 뿜어내는 신선한 기운에 몸과 마음을 모두 위로받고, 기운을 얻을 수 있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고북길 347 이용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화요일 휴무, 명절과 공휴일 정상 영업 입장료 일반 1000원, 주차료(중·소형) 3000원

 

▶1000년 수령! 용문사 은행나무

 

노란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용문사, 40m 높이의 천년 고목인 용문사 은행나무

 

자그마치 1000년이다.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고 갔는데 그 지팡이가 나무가 되어 자랐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것이든 이 고목이 1000년 이상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내용이다.

 

천연기념물 제30호로, 높이 약 40m에 폭은 사방 28m가량의 거목이다. 용문사라는 유서 깊은 사찰 앞에 자리한 나무이면서 1000년 수령을 자랑해 전설적인 에피소드도 많이 떠돌지만, 무엇보다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서서히 바뀌는 모습이 경이롭다.

 

여름에는 초록이 낼 수 있는 모든 색의 스펙트럼을 나무 한 그루에서 다 보여 주고, 가을이면 수만 개의 노란 은행잎 하나하나에 사연을 담아 흥건하게 주변을 뒤덮는다.

 

은행잎 모양 메모지를 얻어 소원을 적어 나무 앞 철기둥에 묶어 놓고, 땅에 떨어진 은행잎 하나 주워 보자.

 

주워 온 은행잎을 책갈피에 끼우고 ‘용문사 은행잎’이라 표시해 두면 때때로 꺼내 보는 즐거움이 크다. 1000년의 시간을 그 거대한 나무와 내가 공유한다는 느낌이 생각보다 큰 울림을 준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입장료 일반 25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료(승용차) 3000원

 

[글과 사진 신혜연(헤이컴 대표, 콘텐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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