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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덕 2022. 5. 13. 08:31

'171조원 투자' 발표 1년..삼성, '시스템반도체 1위' 갈길 멀다

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입력 2022. 05. 13. 06:03 댓글 1

 

 

핵심요약
 
2030년까지 171조원 투자…'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파운드리 1위 TSMC와의 격차 여전…올해는 더 벌어질 듯

삼성전자, 고객사 이탈 우려 '일축'…3나노 양산으로 리더십 제고

TSMC에 맞서려면 대형 M&A·이재용 사면 등 특단의 대책 나와야
 
박종민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며 171조원의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밝힌 지 1년이 지났다.
 
선단 공정의 기술 리더십을 앞세워 대만의 TSMC를 추격한다는 목표지만 아직 성적은 신통치 않다.
 
결국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30년까지 171조원 투자…'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당초 2030년까지 계획했던 투자금액 133조원을 171조원으로 확대해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서두르겠습니다." (2021년 5월 13일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년 전 이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가 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투자금액을 171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19년 4월 30일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이에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 4월 30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개했다.

이 부회장은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꼭 해내겠다"고 선언했다.

 

일명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하고 투자를 171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발표 이후 삼성전자는 실제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3조6천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액은 2019년 22조6천억원, 2020년 32조9천억원으로 매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반도체 시설투자에는 글로벌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메모리 부문에서의 '초격차' 유지를 위한 투자도 포함되지만 데이터를 연산·제어·처리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파운드리 부문 투자가 크게 늘었다.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단일 반도체 라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의 평택 3라인(P3)은 올해 하반기까지 완공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도 2024년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안에 착공한다.

파운드리 1위 TSMC와의 격차 여전…올해는 더 벌어질 듯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AP시장 점유율.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제공.

공격적인 투자에도 아직 성적은 신통치 않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주력 제품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2.0%에서 2020년 9.7%, 지난해 6.6%로 2년 동안 오히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안드로이드 계열 AP의 대표주자인 미국 퀄컴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4.8%에서 37.7%로 늘었고, 애플은 22.9%에서 26%로 상승했다.

 

특히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의 미디어텍의 점유율은 2019년 12.7%에서 지난해 26.3%로 수직 상승했다.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추이. 트렌드포스 제공.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TSMC와의 격차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TSMC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3%포인트(p) 상승한 56%에 달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8%에서 올해 16%로 2%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선단 공정의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확보가 예상보다 늦어져 미국 퀄컴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가 TSMC에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넘겼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삼성전자, 고객사 이탈 우려 '일축'…3나노 양산으로 리더십 제고


다만 삼성전자는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며 "우려와 달리 현재 주요 고객사의 수요는 저희가 가진 캐파(생산능력) 이상으로 견조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5개년 수주 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 규모로,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수주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팹 운영으로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예정대로 차세대 GAA(Gate-Al- Around) 공정을 적용한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반도체를 TSMC에 앞서 세계 최초로 양산해 기술 리더십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강 부사장은 "3나노 공정은 선단 공정 개발 체계 개선을 통해 단계별 개발 검증 강화로 수율 램프업(생산량 확대) 기간을 단축하고, 수익성을 향상해 공급 안정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TSMC에 맞서려면 대형 M&A·이재용 사면 등 특단의 대책 나와야


물론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 특히 10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에서 9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TSMC의 위상은 굳건하다. TSMC는 오는 7월부터 애플과 인텔이 주문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한다.
TSMC 제공.


TSMC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역대 최대인 400억~440억달러(약 47조5천억~52조3천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00억달러(약 35조6천억원)보다 40%가량 늘어난 규모다. 천

 

문학적인 투자와 앞선 기술경쟁력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추격을 뿌리치려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더구나 전체 반도체 매출의 75%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의 '초격차' 유지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약점'을 안고 있다. 결국 시스템반도체 후발주자로서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출신의 반도체 M&A 전문가인 마코 치사리를 DS부문 반도체혁신센터(SSIC)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또 사내에서 인수합병(M&A)을 주도해온 안중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올해 1월 'CES 2022'에서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치사리 영입을 삼성전자가 M&A를 추진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회사진취재단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친기업' 행보를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정부에서 무산된 특별사면을 조기에 단행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 취임식과 외빈 만찬에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다음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도 자리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 평택컴퍼스를 방문할 경우 이 부회장이 직접 반도체 생산시설을 안내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지난 사면 무산이 매우 아쉽다"며 "글로벌 대외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물론, 한국 경제 전체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