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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스크랩] 이제는 실행이다

신오덕 2005. 5. 16. 15:22

큰 아이디어는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기에
목표나 꿈과도 별로 다르지 않다.
작은 아이디어들을 차곡차곡 실현하면서 계속 나아가지 않으면
더는 큰 아이디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 창조적 습관 / 트와일라 타프 -

 

베틀봉(934m) 정상에서 본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좌측, 1124m)과 면봉산(우측, 1113m)
2005. 1. 31


그리고 3개월 후... 늘 작은 것이 세상을 바꾼다 / 2005. 5. 8

 

이제는 실행이다


업무적인 이유로 자기계발에는 투자해 보면서도 가족계발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았다.
작년 9월에 나 자신을 위해 세 가지 목표를 정하고 추진하기로 했다.
즉 '자기계발', '건강한 신체와 인간관계' 그리고 '가족간의 유대강화'가 그것이었다.

 

세부적인 실천사항으로 첫째 항목인 자기계발 목표로 어학공부를 하기로 하였다.
업무와 관련하여 외국과의 접촉이 잦아지던 중 유독 중국만큼은 다른 국가와 달리

영어만으로는 접근이 곤란하였고, 아이들도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하여 이참에

함께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였다.

 

두 번째 항목인 건강한 신체와 인맥관리 목표로서 등산을 지속적으로 하기로 하였다.
국내 CEO의 3대 취미가 독서, 등산 및 골프라고 하는데,

등산과 골프는 운동이라는 명분 외에 인맥관리의 측면도 있다.

업무상 출장이 잦은 터라 그간 해왔던 골프는 약속을 어기기가 쉽기에 등산으로 전환을 한 셈이었다.

 

마지막 항목인 가족간의 유대강화를 위한 이벤트는 쉽게 구상이 잘 되지 않았는데,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친구에게 강사소개를 부탁하던 중 친구가 제안한 아이디어에서 찾을 수 있었다.
즉, 가족이 모두 어학공부를 원한다면 각각 학원에 다닐 것이 아니라

집에서 가족전체가 개인교습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업무와 출장으로 늘 소홀했던 나는 학교성적에 신경 쓰느라

집에서 얼굴을 맞댈 기회가 적었던 아이들과 일주일에 4시간을 가족이 함께 얼굴을 맞대고

중국어를 배우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가장 즐거워했던 사람은 늘 홀로 집에만 남겨졌던 아내였다.

나도 시간을 쪼개어 자기계발과 가족화합이란 두 개의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없이 좋은 아이디어였다.

 

바로 중국어 강사를 소개받고 계약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기계발과 가족화합을 목적으로 실시하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간에는

몰라보게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특히 둘째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변화는 불가사의했다.

 

둘째 녀석은 한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늘 텔레비전과 컴퓨터에 매달려 있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하루 한 시간 이상 공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지만

성적은 그런대로 나오는 이상한 체질이었다.

 

중학교 가서는 학교수업이 꽉 차서 바쁘다며 모든 학원도 스스로 때려치웠고

한의학에 관심이 있다보니 그쪽 정보를 획득하고자 덜렁 한자 학습지 방문과외만 신청했다.

그런 녀석에게 지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항상 놀고 싶다는 것이었다.

 

우리 부부는 지금껏 공부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야단을 친 적이 없다.
다만 공부가 아니어도 좋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해보라고만 했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죽이는 것은 범죄행위라며 나무랐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아이가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강제적인 공부는 시키질 않았다.

 

그런데 그 녀석에게 요즘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 변화의 원인을 찾고자 가족이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던 때부터의 이력을 메모해 보았다.


2004. 9. 7  

              식구 모두 중국어 수업 시작
              온가족의 합의하에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이틀, 하루 2시간을 무조건 할애하기로 함

 

2005. 2. 20

              둘째가 너무 텔레비전에 중독되어 합의하에 텔레비젼을 단절시킴
              그 날부터 평소에 들어가지 않던 누나 방에 들락거리며 물건들을 살펴보고 질문하면서

              침대에도 눕기도 하며 엄마에게 요리를 해달라는 등 무료함에 따른 명현현상을 보임

 

2005. 3. 10

              스스로 책을 챙기며 독서취미가 습관화되어 감


              이 시기에 나는 아들과 대화를 나눈 후 이렇게 내 생각을 말했다.
              “장차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듯이 그 목표를 위해선 학교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어쩌면 일반 의대를 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들 하는데 과연 그 목표를 위해 지금 넌

              어떻게 하고 있는가? 공부를 하는 시간에 비해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것은 조금만 노력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그냥 도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듯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공부가 싫으면 하지 않아도 좋은데 네가 평생 하고 싶어하는 일에 대해 도전조차 않는다면

              네 삶이란 결국 더 나아질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아빠는 네가 어느 누구보다도 능력이 있다

              고 본다. 평생을 좌우할 앞으로의 짧은 3, 4년을 위해 한 번 시도해볼 가치는 있지 않을까?“

 

2005. 3. 18

              스스로 독서실에 가서 주인과 면담을 거친 후 계약하고 귀가

 

2005. 3. 25

              누나에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라고 잔소리를 함
              늘 빈둥거리던 동생의 그 말에 누나가 기가 막혀 웃음

 

2005. 4. 3

              일요일에는 늘 오전 늦게까지 늦잠을 잤는데, 바로 일어나자마자

              스스로 식사를 챙겨먹고 독서실로 감
              이 현상에 충격을 받고 누나가 잠을 깨서 뒤따라 일어나 식사함
              동생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낀다고 실토하면서 속히 학교로 감

 

2005. 4. 15

              내게 금연을 종용하길래 한 가지 제의를 함
              이번 중간고사에서 전교 10등 이내로 들면 끊겠다고 제의하자 동의함

 

2005. 4. 25

              중간고사가 일주일 이상 남았는데도 공부 다했다며 시험 기다리기 지루하다고 거들먹거림

 

2005. 5. 3

              중간고사 실시

 

2005. 5. 5

              이틀째 중간고사 실시후 전교 10등이 가능할 거냐고 묻자 씨익 웃으며 대답함
               "아빠가 금연하셔야할 것 같아요."

 

2005. 5. 9

              9개 과목 중 틀린 문제수가 총 8개로 확인


쏟아지는 정보 홍수 속에서 이제는 누구나 좋은 글과 말을 쉽게 하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실제의 생활습관과 일치하는지에 대해서는 나 자신부터 반성해야할 부분이 많았다.

 

차라리 그럴 듯하게 포장된 아이디어보다는 한 가지 작은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한 가지 문제해결에 천 가지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지만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아이디어는

아무 소용이 없으니 과감히 책을 덮고 실천부터 해볼 일이었다.

 

해봐야 무슨 결과가 있겠냐며 지레짐작으로 시도하지 않던 일들은 일단 시도해 보면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효과들이 더 나왔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를 무엇이든 실천해본 사람이라면 경험해본 일일 것이다.

 

시작부터 크게 될 수는 없다.
미디어와 책으로부터 통달된 허울좋은 말장난의 세상살이로는 인생을 행복하게 끌고갈 수 없다.

앉아서 얻은 지식으로 앉아서 쉽게 결론을 도출하는 일에 익숙해진, 행동하지 않는 지성을

경멸할 줄 알아야 한다.

 

하고자 하는 일이 계획적이라면 더욱 나무랄 데가 없겠지만 계획이 없더라도

일단은 부딪히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시도로 얻어진 성공경험은 인생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성공경험을 가지게 된 아이가 다시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한다.

내일부터는 저녁 도시락을 준비해서 독서실로 가겠다는 것이다.

식사 후에는 바로 친구들이랑 농구를 하면서 체력을 기르는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이제는 실행이다.

 

아이와 약속했던 성적의 결과가 어떻든 관계없이 금연을 실행한다.
아들에게 못난 아비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2005. 5. 9. 율빈

 


 

배운다는 것은 당신이 이미 아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행한다는 것은 당신이 알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도 당신만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주는 것이다.
당신은 배우는 자이며, 행하는 자이며, 가르치는 자이다.
                      

- 나를 찾는 길 / 리차드 바크 -

 

 

아들 이야기를 올려서 푼수소리 듣게 되었네요.
그냥 가족관찰에 대한 글로 비공개로 보관하려다가

우리 아이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보기에 올립니다.

사실 아이들의 이런 성공경험은 평생을 두고 소중한 경험이자
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큰 자신감입니다.
피그말리온 효과로서 자신감을 깨우쳐 주면 스스로도 자신의 능력에 놀라겠지요.

 

우리 아이를 위해 소망합니다.

그렇게 느낀 자신감으로 세상을 품길 바랍니다.
그렇게 얻은 힘으로 타인을 배려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실천한 경험으로 알량한 지식으로 사물을 쉽게 판단하는 오만함에 물들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언제나 스스로를 낮출줄 알며

아무리 어려운 경우에도 기꺼이 봉사하는 사람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간절히 소망합니다.


 
가져온 곳: [바람불고 돛이 팽팽해지면]  글쓴이: 율빈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