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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이 남긴 의미

신오덕 2005. 9. 12. 13:15
    가을이 남긴 의미 글/이문주 지쳐버린 가을인가 붉은 눈물을 쏱아내고 자신과 이별하는 나무처럼 먼 기억으로 아스라히 멀어져가고 벌거 벗은 몸을 잔뜩 움츠린채 다가오는 미지의 계절을 기다리는 가을은 그래서 슬픈가보다 가을이란 계절에 부여했던 그 많던 의미는 넉넉한 사랑이었는데 외로움만 슬픈 낙엽처럼 쌓인 기억하기 싫은 계절의 이름이었나보다 돌아보니 무엇을 남긴 가을이었을까 아무리 깊은 상념에 빠져들어도 지난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고 다시 아름다운 가을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름날의 뜨거움이 식어서 일까 그 여름의 비에 떠내려간 그리움 때문일까 한 사람을 위해 적어둔 수 많은 사연들이 떨어져서 빛 바랜 낙엽처럼 퇴색되어 가는 지금 무슨 의미를 담아야 하는 것일까 이미 문을 닫아 가는 가을처럼 지독한 그리움의 열정은 기억속에 흐려져가고 가을에 다시 만난 그리움도 차츰 멀어져 가는 이순간 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차디찬 겨울을 기다릴 뿐이다 그대를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은 혼자만의 바램뿐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동안 내 안에 쌓여있던 그리운 말들은 작은 책 속에 묻어 간직해야겠지 짧은 글 속에 같힌 마음은 오직 그대 한 사람을 위한 내 마음의 진실 있었는데 펼처본 노트속에 글자들이 오늘은 너무 슬프보인다 지난 날의 당당했던 마음이 사랑이었다면 지쳐버린 현재의 마음은 시들어져가는 가을 꽃의 마음일까 이제 애절한 기다림의 시간도 저물어가고 홀로 남아 흐느껴야하는 쓸쓸한 가을이 내게 남겨진 의미인가보다
출처 : 봉정암 가는길
글쓴이 : 김영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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