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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철과 신념
[스크랩] 추억으로 가는 지름길 2 본문
코끝에 매달린 향내가 있으시지요?
어디선가 문득 스치고 지날 때 아련한 추억을 떠올려주는
그런...
후각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감각이라던데요.
가장 오래인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어느 날 문득 코끝에 스치는 향내로 오랜
추억을되짚어 볼 때가 있기는 합니다.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면 어처구니없게도 건초더미에 숨어서 조마조마 숨바꼭질하던 어릴 때
모습을 다시 바라볼 수가 있어요. 우아한 녹차가 화를 낼지도 모르겠으나 녹차아이스크림의 뒷맛은 그때 숨을 할딱이며 맡던 마른풀 냄새 같아서 눈을
깜박이며 그 시절을 회상하게 됩니다.
인체에 가장 무해하다는 장미향을 맡으면 관우네 집 울타리가 떠올라요.
노간주나무에 나팔꽃이
엉켜있던 우리집 울타리보다 훨씬 우아해 보였으니까요.
우리집 꽃밭이 훨씬 넓고 풍성했음에도 불구하고 5월 그 애네 덩굴장미 울타리는
언제나 부러움을 샀습니다. 엄마가 꽃 꺾는 것을 워낙 싫어하셔서 한줄기 꺾고 싶어도 꾹꾹 참으며 작은 키 발돋움을 하고 매달려 맡아보던 분홍 덩굴장미.
'우리엄마는 커피를 좋아하고 후리지아를 좋아해서 부케 만드실때는 꼭 후리지아를 넣어요'
아들 어릴
때 엄마를 그렇게 소개할 정도로 하얀 후리지아를 좋아합니다. 노랑보다 향은 덜하지만 워낙 하얀꽃을 좋아하고 그 달콤한 향기가 좋아서 부케를
만들면서 계절이 맞으면 빼놓지 않고 썼답니다. 후리지아 꽃향기는 친구들 뽀얗게 분 바르고 시집가던 날들을 되집어 줍니다. 인자 문경이 숙희
은희....
백합꽃은 향이 강하지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을거에요. 재채기를 한다든가하는. 꽃시장에서 계절 없이 살 수 있는 백합이야 그 향이 있는 듯 마는 듯 하지만 여름날 뜨거운 햇볕아래 피어난 백합은 색도 짙을뿐더러 그 향기도 마당을 가득 채우고 남도록 진하지요. 가장 아름답게 죽는 방법으로 방안 가득 백합을 꽂아놓고 잠들면 된다고 아름다운 자살을 꿈꾸던 사춘기도 있었어요. 우리집은 꽃을 꺾었다간 잠들면서 죽기 전에 엄마한테 맞아죽을 분위기여서 백합 한 송이 꺾어보지 못했답니다.
자연이 주는 향기는 몇 가지 빼고는 다 좋습니다.
쌈 야채들도 일부러 향이 강한 것들을 사는
편이고 허브차도 즐겨 마시지요.
제가 허브농장을 자주 가거든요. 그러면 이파리들을 꼭 하나씩 따서 엄지 검지손가락으로 비벼 향을 맡곤
합니다.
물론 라벤다 세이지 타임 카모마일.. 걔네들이 무지 싫어하지만요.
자연이 주는 향말고도 코끝에 매달려 추억이 되는 향기는 몇 있습니다.
낯선 남자에게서 낯익은
남자의 향기를 맡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네? 이상한 남자를 만났나보다구요?
스치듯 지나는 남자에게서 아르마니 향이 나면 저는 십 수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음~향 좋다 뭐야?
..향수는 아니고 스킨이야. 아르마니.
꼬지리한 가운에 늘상 병원냄새에 찌들어 있던
친구가 말꼼히 차리고 나왔을 때 그 시원한 향기. 응급실 앞에서 기다리던 젊은 날의 내 모습과 환하게 웃던 친구의 모습이 스쳐
지나갑니다.
나의 첫 향수 얘기 좀 해볼까요?
향수라곤 관심도 없고 차라리 그 돈으로 예쁜 셔츠 하나 사
입지..하는 나였는데
여름날 친구는 언제나 잘 차려 입은데다 향기까지 좋은거에요.
모든게 그렇잖아요. 별관심도 없다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면 뭐든 덩달아 좋아지는..
유치한 것 좋아하는 내가 가만있었겠어요? 무슨 향이냐 묻고 바로 하나
구입했지요.
그것이 바로 나의 첫향수 '폴로스포츠'였어요.
하지만 향수는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이에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일이라 더욱
그렇지요.
한껏 성장을 하고 마무리로 한 두 번 칙칙 뿌리고 왔을 친구의 향수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어지러운 기억이 있고, 길가다 스치고
지난 여자의 '그래요 나 여자에요'하고 들이대는 듯한 향내에 멀미가 나는 일들이 종종 있다보니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내가 좋은게 누구에게나 좋은 세상이 아닌바에야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챙기는 날보다 있어도 안 쓰는 날이 더 많은
생활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향수 한번 써봐? 하고 가방을 뒤적거려 칙칙 뿌려봅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운전 중 신호에 걸렸을
때.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걷다가. 집에 가려고 가방 챙기다가...등등
정말 쌩뚱 맞지요?
이렇게 쌩뚱맞게 뿌려본 향기도 누군가의
코끝에 매달려 추억이 될 수는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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