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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스크랩] 10월의 마지막 뒷모습을 붙들고

신오덕 2006. 10. 29. 13:49
 
        가는 10월을 붙들고 도암-최남석 멍든 잎사귀를 밟으며 무언의 사랑을 되뇌이는 길목 지나가기만 해도 우수수 가을이 떨어집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곱게 물드는 것이라고 홀로 설움을 떨구는 것이라고 그렇게 조용히 떠나 주는 것이라고 가는 10월이 묵묵히 노란 손수건을 흔듭니다 쓸쓸한 바람소리만 나부끼는 빈들에 아무런 말 못하고 보내는 서글픔이 흩어집니다 붙들려 해도 행여 가는 마음 상할까봐 애써 붙들지 못하는 몹쓸 사랑 때문에 가슴깊이 저며 오는 어둠을 홀로 떠안는 시간 뼈 마디마디 시리도록 못 다한 말도 차마 표현하지 못하여 글로 써 두었던 사연도 모두 저버리고 가는 무심한 10월 때문에 넋잃은 내 그리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끝내 빈 칸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10월이여 이별하기 위해 찾아왔던 건 아닐 터 인데 서걱대는 갈대 가슴에 꽂힌 사랑이 오래오래 그리움을 더듬습니다 길고 긴 사랑을 더듬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뒷모습을 붙들고.
출처 : ♧행복의 샘 ★ e-편한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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