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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버지 일대기

신오덕 2007. 1. 6. 16:44
  • [일사일언] ‘아버지 일대기’
  •  

  • 권혁래·숭실대 국문과 교수
  • 입력 : 2007.01.01 23:40
    • ▲권혁래·숭실대 국문과 교수
    • 지금은 정년퇴임을 하셨지만, 나의 아버진 평

    •  

    • 생 경찰 생활만 하신 분이다.

    •  

    • 아버지 환갑 때던가, 난 아버지의 일대기를 글

    •  

    • 로 한번 쓰고 싶어졌다.

    •  

    • 나만이 드릴 수 있는 각별한 선물이 될 것 같

    •  

    • 아서였다.

    •  

    • 그래서 아버지께 이력서 복사본을 받고, 또 아

    •  

    • 버지와 친구분들께 여쭤보기도 하면서 일대기

    •  

    • 를 써보았다.

    •  

    • 그 뒤 어느 잡지에 실린 그 글을 아버지께 보

    •  

    • 여드리니 좋아하셨다.

       

    •  

    • 몇 년 전부터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부모님

    •  

    • 일대기를 써보도록 했다.

    •  

    • 부모님이 어떤 삶을 사셨든 간에 그냥 사실적

    •  

    • 으로 기록해 보는 자체가 의미 있다고 했다.

    •  

    • 출생 때부터 어린 시절, 학창시절, 직장생활

    •  

    • 등 인생의 중요 부분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좀

    •  

    • 껄끄러운 부분은 살짝 넘어가라고 했다.

    •  

    •  

    • 불편해하는 학생들도 간혹 있었지만, 대체로

    •  

    • 반응은 괜찮았다.

    •  

    • 학생들에게, 나중에 부모님 환갑잔치를 하게

    •  

    • 되면 손님들 앞에서 그 글을 낭독해보라고 했

    •  

    • 다.

       

    •  

    • 옛날에는 왕이나 장수, 유명한 사람이 죽으면

    •  

    • 전(傳)을 써서 그 사람의 행적을 후세 사람들

    •  

    • 이 알도록 했다.

    •  

    • 시대가 바뀐 지금, 유명하거나 대단하지는 않

    •  

    • 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인생을 글로 남겨 남

    •  

    • 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도 가치 있

    •  

    • 는 일이지 않을까?

    •  

    •  

    • 나중에 난 ‘아버지 일대기’를 아버지의 영결식

    •  

    • 때, 또 추모예배 때 낭독할 것이다.

    •  

    • 그러면서 아버지를 아는 사람들과 함께 아버

    •  

    • 지를 기억할 것이다.

       

    •  

    • 글쓰기는 즐겁고도 힘겨운 노동이다.

    •  

    • 조금 쑥스럽고 힘은 들겠지만 펜을 들어 부모

    •  

    • 님 일대기를, 또는 ‘우리 가족 3대사’를 글로

    •  

    • 한번 써보자.

    •  

    • 비루한 우리 일상이 좀 더 생기 있고 윤택해지

    •  

    • 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