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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금융서비스로 부활하라

신오덕 2008. 8. 12. 13:00

 

'돈마른' 서민은 그래서 살만하다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08.08.12 08:53


[머니투데이 이재경기자][[머니위크 커버스토리]서민 위한 금융상품·서비스]
물가가 오르긴 올랐다고 실감하는 때가 있다. 바로 월급날이다. 통장에 두둑히 쌓인 월급으로 마음이 푸근해지는 건 잠시 곧바로 카드 값이며 각종 대금이며 나가야 할 곳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월급고개라는 말이 새로 생겼다. 월급날이 지나고 얼마 후면 통장이 휑하니 비어버린다. 옛날에는 보릿고개가 가장 넘기 힘든 고개였다면 요즘에는 월급고개가 가장 넘기 어렵다고 한다.

월급고개란 월급날이 한참 남았는데 통장에 잔고가 없어서 다음 월급날을 기다리는 것을 보리 고개에 빗대어 만들어낸 신조어다. 보름 만에 통장 잔고가 바닥나기 일쑤다. 날아오는 청구서가 무섭기만 하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64%가 이 월급고개를 겪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자산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소비가 늘지 않았는데도 물가가 오르면서 씀씀이가 커진 것처럼 느껴진다. 돈은 안모이고 고민은 쌓여간다.

서민들에게는 이런 때일수록 한푼 한푼이 아쉽다. '땡전 한푼'이 조선시대 '당백전'에서 온 말이라고 했던가. 처음엔 당백전 하나가 100전의 가치가 있어 큰 돈이었지만 나중엔 가치가 떨어져 '땡전'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서민들은 월급통장이 '당백전'의 신세가 될까 노심초사다.

아무래도 서민들의 선택은 좀 더 똑똑해져야겠다. 예금을 들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금리를 얹어주는 곳을 찾아야겠고 대출을 하더라도 조건이 좀 더 나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

시장이나 할인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깎아주는 곳을 가야겠다. 또 지갑에 있는 신용카드도 다시 들여다봐야겠다. 그동안 몰라서 못쓰거나 귀찮아서 말았던 할인혜택, 제휴서비스를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

'체리피커'.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만 쏙쏙 빼먹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반갑지 아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서민들은 금융사 걱정을 해줄 때가 아니다.

또 금융사들도 서민들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최대한 찾아 나서보자.

◆금리, 거기서 거기 아니야?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예금을 할 때면 높은 금리에 매료되곤 한다. 저렇게 높은 금리를 준다고? 다시 한 번 눈이 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소 500만원 이상 또는 1000만원 이상을 한꺼번에 넣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런 가입조건을 보는 순간 곧바로 실망감을 안은 채 눈을 돌린다.

은행에서 주는 예금이자나 적금이자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수시로 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입출금식 통장은 금리가 0%에 가깝다. 적금도 많지가 않다. 세금도 빼고 물가상승률을 계산해보면 마이너스다. 힘겨움의 악순환이다.

결국 은행예금이자는 거기서 거기였다. 증권사나 종합금융사의 CMA통장이 큰 인기를 끈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들도 적은 금액에 대해 높은 금리를 주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이다. 새로운 고객에게 최대 연 6%까지 이자를 얹어준다. 단돈 1만원만 맡겨도 된다고 한다. 이 통장은 장안의 화제가 됐고 큰 인기를 끌었다.

기업은행은 이에 맞춰 '서민섬김대출'도 선을 보였다. 서민섬김통장에 적립한 금액에 따라 대출이자율을 깎아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서민들이 예금이나 펀드에 자금을 넣을 때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세금이다. 이자에 대해서는 통상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자소득세 14.0%와 주민세 1.4%다. 이자가 50만원이 붙었다면 세금을 떼고 42만3000원 밖에 못 챙긴다.

가장 좋은 것은 비과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비과세 상품은 세금이 전혀 없다. 상품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입이 쉽지는 않다.

그렇다면 세금우대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금우대 대상은 20세 이상인 경우 2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이자 및 배당 등을 제외한 원금 기준이다.

원천징수세율은 이자소득세 9.0% 및
농어촌특별세 0.5% 등 9.5%로 보면 된다.
만약 남자 60세, 여자 55세 이상이면 세금우대한도가 6000만원까지 늘어난다. 장애인,
독립유공자 및 가족, 국가유공상이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고엽제후유의증환자, 5ㆍ18민주화운동부상자 등도 이에 해당한다.

세금우대가 적용되는 상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고객이 금융상품에 가입하면서 신청만 하면 된다.

다만 세금우대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시점에 신청해야만 한다. 가입할 때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세금우대를 받으려면 해당 금융상품을 해지하고 다시 가입하는 수밖에 없다.

◆할인점 갈 때도 신용카드 살펴보자
신용카드와 할인점이 제휴해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카드에 대해 무이자할부를 한다거나 추가할인까지 해 주기도 한다. 깎을 수 있는 데까지 깎는 것도 지혜다. 만약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 중에 해당하는 것이 있으면 챙겨보자.

신한카드의 경우 홈플러스에서 '행사가격+ 최대 20% 추가 할인'의 파격적인 문구를 내걸었다. '생필품 상시 할인 코너'에서다. 100여가지 생필품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먹거리 위주다. 품목은 계절 및 테마에 따라 2~4주 단위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즉 반짝할인이 아니라 365일 깎아준다는 의미다. 물가가 서민경제를 짓누르는 요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비자카드도 나섰다. 농협 하나로마트와 홈에버, 롯데마트와 손잡았다. 종이쿠폰 없이 정해진 품목에 대해 자동으로 할인받는 서비스다. 비자카드 역시 상시혜택을 준다. 비자카드로 결제할 경우 최고 15%의 할인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각종 제휴서비스에도 관심을
펀드 투자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김모(36)씨는 최근 휴대전화 통화료의 최대 20%까지 펀드에 투자하고 운용수익을 받을 수 있는 제휴패키지 서비스가 나왔다는 소식에 귀가 솔깃해졌다. 더욱이 서비스 이용을 위한 별도의 부담이 없다는 점에 끌렸다.

KTF가 7월1일 선보인 생활밀착형 제휴서비스인 '쇼킹제휴팩' 중 하나인 '쇼 미래에셋펀드'다. 통화요금에 따라 5~20%를 미래에셋 펀드에 투자하고 적립 혜택과 운용수익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3년 이상 장기 운용하면 목돈 마련도 가능하며 펀드 평가금액의 일부(최대 80%)를 KTF 휴대전화 구매에도 사용할 수 있다.

삼성화재 역시 KTF와 손잡고 '쇼킹제휴팩' 서비스에 동참했다. '쇼
애니카'는 통화요금의 10%를 적립해 애니카 자동차 보험료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자동차와 연계된 제휴 상품이다.
 
매년 납부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어 실질적인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KTF에 따르면 이들 업체를 비롯하여 옥션, CJ인터넷, 티모넷, 글로벌투어에이젼시(아시아나에어텔)과 제휴를 맺은 '쇼킹제휴팩'은 출시 채 1개월도 안돼 가입자가 4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연말까지는 10만명 이상이 가입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밖에도 금호생명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롯데관광,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과 '여행전문 무배당 5 Star보장(저축)보험' 판매 협약을 맺고 보험상품과 항공, 여행사의 각종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금융권과 비금융권의 제휴가 붐을 이루고 있다.

◆생계형 서비스도 줄줄이 나와
신용카드 이용액을 납부하기 전이나 은행 등 대출금을 상환하기 전에 사망하거나 심각하게 다치는 경우 유가족들은 난처할 수밖에 없다.
 
이를 대비해 신용카드사나 캐피탈사들이 이러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생계형 서비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카드나
현대캐피탈 등에서는 빚을 떠안는 유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대출기간 중 불의의 상해사고로 인해 사망 혹은 50% 이상의 고도후유 장애 판정을 받을 경우 채무잔액 전부를 면제해 준다.

현대카드는 보험서비스와 연계해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카드, 비씨카드 등도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서는 대출고객 중 암 등 중증 질환을 앓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3개월 이상 입원치료를 받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 자체 심사를 거쳐 대출금 상환 면제 및 병원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서민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잘만 찾아보면 서민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서비스는 곳곳에 있다. 세상이 팍팍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