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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하라

신오덕 2013. 2. 6. 10:09

‘이태백’ 유리병에 갇힌 벼룩, 밖으로 나오다



[OSEN=권지영 기자] 아주 유명한 벼룩과 유리병 이야기. 몸길이의 4백배가 넘는 높이를 뛰어오를 수 있는 벼룩은 유리병 안에 갇혀 몇 번 머리를 부딪히자 유리병 높이만큼의 점프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벼룩은 유리병 뚜껑을 열어줘도 딱 그만큼만 뛰어올라 결국 유리병을 탈출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계 상황에 좌절하고 상처받으며 방어기재를 펼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벼룩의 이야기와 묘하게 접점에 닿아있는 KBS 2TV 새 월화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은 후진 스펙에 번번이 기득권에서 무시당하고 팽 당하지만 자신의 위치에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이 유리병에 머리를 박으며 그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이태백(진구 분)의 모습으로 청춘을 응원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똘똘 뭉쳤지만 아무 곳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뭐 하나 실력 발휘도 해 본적 없는 이태백은 자신을 무시하는 애디 강(조현재 분)의 촌철살인 비난 앞에서도 "구겨진 종이가 멀리 날아간다"고 외치는 패기를 보여준다.   

또 "두고봐라. 지금은 니들 세상일지 모르겠지만 기필코 내 세상 만들 거다. 니들이 만든 판, 니들이 만든 룰, 내가 싹 다 뒤집어 놓을 테니까"라고 굳게 문을 닫아걸고 자신을 비웃는 금산 애드 철옹성 앞에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이태백의 패기는 좌절한 청춘에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그럼에도 "개천에서 용이 태어나지 않지. 용이 개천으로 들어가지도 않고"라고 말하는 기득권과 찰나의 달콤한 휴식 후 또 다시 회의에 돌입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금산애드 대표의 외동아들이자 실력 있는 전략가 애디 강, “더 이상 네가 초라해지는 거 원치 않는다”고 이태백에 포기를 종용하는 옛 애인 고아리(한채영 분), “한 번 안 되는 놈은 뭘 해도 안되는 게 세상이다”고 말하는 현실이 무너지지 않을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나야 파릇파릇한 청춘이고 사지 멀쩡하고. 실력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지. 하면 된다. 믿자, 우리"라며 주문을 거는 이태백의 앞길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되면 한다'는 생각이 더욱 지배적인 현실 속에서도 '광고천재 이태백'이 보여줄 이태백의 성공 스토리와 그의 성장 과정에 담길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는 상큼한 러브라인까지 곁들여져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혹시 스스로 만들어낸 한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날 걸겠다”고 무릎 꿇을 줄 아는 이태백은 시청자에 ‘틀을 깨라’고 외치며 이제 막 유쾌한 성공 스토리에 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