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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덕 2013. 11. 5. 12:04

 

최재천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 "세계적 생태원 만든다"

"큐가든, 스미스소니언 수준 연구·전시" "충남 서천 일대 관광상품화할 것" 연합뉴스 | 입력 2013.11.05 05:57 | 수정 2013.11.05 07:08

 

"큐가든, 스미스소니언 수준 연구·전시"

"충남 서천 일대 관광상품화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국립생태원을 영국 '큐 가든',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못지않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전시기관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통섭(統攝)'의 전도사인 최재천(59)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으로 변신했다.

최 원장은 지난 4일 이화여대 종합과학관 연구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한 번 방문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또 오고 싶은' 생태원을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적인 생태계 연구·전시·교육 기능을 담당할 국립생태원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 송내리 일대 99만8천㎡ 부지에 건축 전체면적 5만9천㎡ 규모로 들어섰다.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사업비 3천264억원이 투입됐다.

최 원장은 내년 봄 일반 개방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법인으로 출범한 국립생태원의 초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원장 임기에는 이화여대 석좌교수로서의 강단활동은 잠시 중단한다.

국립생태원이 들어선 곳은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 송내리 일대다. 군산에서도 차를 타고 15분은 더 달려야 하는 인구 6만명의 소도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방문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접근성이 좋지 않은 약점을 역으로 이용해 생태원을 중심으로 서천 일대를 둘러보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차 타고 와서 생태원만 구경한 다음에 돌아가는 '하루 여행' 거리라면 서천에 남는 것은 매연밖에 없겠죠. 발상을 전환해 생태원을 보러 와서 근처 한산모시 산지, 해양생물자원관, 생태산업단지, '소곡주' 와이너리, 갈대밭 등을 1박2일이나 2박3일 코스로 둘러볼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드는 것을 구상 중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핵심이 돼야 할 국립생태원의 연구·전시는 '세계적인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연구소의 수준 높은 연구를 바탕으로 전시관 '에코리움(Ecorium)'은 디즈니랜드처럼 볼거리가 풍부한 전시·교육 기능을 담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태학 연구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노력한들 '학예회' 수준의 전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생태원의 기초연구 기능을 강조했다.

국립생태원이 전국에 이미 수십 개나 있는 수목원이나 국립생물자원관과 유사하거나 중복되지 않는지 물었다.

최 원장은 "생태학 개념을 모르면 언뜻 겹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학문은 태생적으로 '통섭(統攝)'적인 학문"이라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과 자연을 연구하는 학문을 바탕으로 한 국립생태원은 기존 기관들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태원은 기존 기관들이 해내지 못했던 진정한 기초 연구를 하는 곳"이라며 "생태원부터 만들어지고 나서 생물자원관 등 다른 기관들이 생겼어야 하는데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생태원은 기초 생태연구와 생태보전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자연보전의 관점에서 최근 중요해진 기후변화, 외래종 창궐 문제, 자연 생태계 관리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왕립식물원 '큐 가든', 미국의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등과 경쟁하지 않으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국립생태원이라고 해서 '국내용'으로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