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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함으로 스트레스를 줄여라

신오덕 2014. 8. 8. 13:13

 

[I ♥ 건축] 클럽과 페이스북
기사입력 2014.08.07 17:44:25 | 최종수정 2014.08.07 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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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둘째가 수련회에 가서 4명의 식구가 3명으로 줄었다. 한 명이 빠졌는데도 집 안이 `평온`한 느낌이다. 숫자로는 25%가 줄었는데 실제 느낌은 50% 이상 조용해진 듯하다. 변화의 가장 큰 부분은 첫째와 둘째가 싸우는 장면이 사라져서이겠지만 그 외에도 뭔가가 더 있을 것 같아서 생각해 보았다.

식구가 3명이면 사람 간의 관계가 4가지가 나온다. 부부간, 엄마와 아이, 아빠와 아이, 엄마와 아빠와 아이. 그런데 여기에 둘째가 생기면 발생하는 인간관계는 11가지가 된다. 식구는 한 명이 늘었을 뿐인데 관계 조합의 경우의 수가 7가지가 더 생긴다. 사람은 한 명이 늘어나지만 사람 간의 경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우리 동네에 새로 리모델링한 클럽이 생겼다. 그 앞에는 주말이 되면 젊은 남녀가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처럼 잘되는 클럽은 급속도로 입소문을 타고 더 잘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클럽을 가는 주된 이유는 새로운 이성을 엿보고 다양한 방법의 `즉석 만남`을 기대하기 때문인데 만약 100명이 있는 클럽에 한 명만 더 들어가도 100가지 경우의 수가 더 만들어진다. 클럽은 `관계의 향연장`이다. 페이스북 가입자 수가 급속히 늘어난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클럽과 페이스북의 성장은 짝짓기를 갈망하는 20대가 키운 것이다.

한 공간에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는 자신의 짝을 다양한 풀에서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개선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제한된 공간에 너무 다양한 인간관계가 존재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더 늘어난다. 21세기 들어 우리는 SNS를 통해서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사람과도 계속 `친구` 관계를 맺는다. 인류역사상 가장 높은 `관계의 밀도` 속에서 사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30평짜리 아파트에 수백 명이 함께 사는 것 처럼 스트레스 받는 환경을 만든 건지 모른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