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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바다에 몸을 맡고기 더위를 식혀라

신오덕 2014. 8. 13. 13:04

 

보령은 여름에 가장 핫한 도시다.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한 보령머드축제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가장 가고 싶은 축제 1위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바다에 몸을 맡기며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해변과 심신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휴양림이 있어 여름에 더욱 좋은 보령으로 떠나보자.





물 빠진 무창포해수욕장에서는 조개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이냐, 무창포해수욕장이냐


작열하는 태양 아래 뽀얀 자외선 차단제보다 트렌디한 아이템은 바로 잿빛 머드 팩!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머드를 바른 젊은이들이 뒤엉켜 씨름을 하기도 하고, 머드를 바가지째 온몸에 끼얹기도 한다. 더운 날씨에 짜증이 밀려올 법도 한데 오히려 웃음이 빵빵 터진다.

대천해수욕장은 해운대, 경포대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해수욕장에 속할 만큼 명성과 위상이 대단하다. 백사장 길이가 3.5km, 폭이 100m에 달하는 대형 해수욕장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으며 파도가 약하고 수온이 높아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적당하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보령머드축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겠다. 세계적인 여름 축제로 자리한 보령머드축제는 7월 27일 막을 내렸지만, 보령머드체험관에서는 해수욕장 폐장일까지 머드 체험이 가능하다. 또 시민탑광장과 머드광장, 분수광장, 만남의 광장에서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프로 뺨치는 기량으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휴가의 흥을 돋운다.





2 수심이 얕아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대천해수욕장. 3 소나무가 우거진 대천해수욕장 공영 야영장. 4 보령머드축제는 우리나라 축제 중에서 외국인 참여가 가장 높다. 5 머드 미끄럼틀을 타고 낙하!

대천해수욕장은 살아 있는 생태 체험 학습장이다. 분수광장에서 대천항 방면으로 가다 보면 대천항여객터미널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이곳에서 해변도로를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남곡동 강당마을 갯벌이 나온다. 바지락과 여러 가지 조개를 캘 수 있는데, 입장료 5천원을 내면 장화, 호미 등을 빌려준다. 캠핑 마니아라면 늦은 밤, 파도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캠핑의 낭만에 풍덩 빠져보자. 야영은 시민탑광장 왼쪽에 있는 소나무 숲에서 가능하다. 이용 요금은 소형 텐트는 1만원, 중형은 1만5천원, 대형은 2만원이다. 전기 사용은 1일 3천원.

무창포해수욕장은 대천해수욕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머물기에 좋다. 한 달에 네다섯 차례씩 석대도까지 바닷물이 갈라지는 한국판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모세가 걸었을 법한 길을 따라 걸으며 해삼, 소라 등을 맨손으로 잡아보는 특별한 체험도 가능하다. 기적을 보지 못했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하루에 두 차례씩 물이 빠지면 갯벌과 갯바위에서 조개잡이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 잡은 조개를 온 가족이 맛있게 구워 먹는다면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조개는 금방 익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개를 올리면 먹는 동안 나머지 조개가 타버릴 수 있다. 큰 조개와 작은 조개를 골고루 섞어서 한 번 먹을 양만 올려 굽는 게 좋다.





무창포해변의 일몰.

조개는 껍데기가 벌어지면 다 익은 것이다. 대합이나 키조개처럼 큰 조개는 자체에서 물이 나와 보글보글 끓는데 이때가 제일 맛있다.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구워버리면 조갯살이 질겨진다. 무창포해수욕장은 일몰이 아름다워 사진가들에게도 사랑받는 해변이다. 일몰 시간이 되면 석대도를 배경으로 하늘이 온통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선홍색으로 물든다. 붉은 바다를 배경으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면 어떨까.

성주산자연휴양림과 성주리 탄광마을


탄광 하면 강원도를 먼저 떠올린다. 아마도 우리 머리에 각인된 고정관념일 게다. 그런데 보령에도 탄광마을이 있다. 1995년에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석탄박물관도 있으니 고정관념은 여실히 깨지고 만다.

2011년 마을 미술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성주리 탄광마을에 벽화가 그려졌다. 탄광촌의 일상과 주민들의 애환이 벽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1 여유로운 분위기의 성주리 탄광마을. 2 성주산자연휴양림의 통나무 숙박동. 3 마을의 명물이 된 벽화. 4 편백나무 숲에서 삼림욕을 하는 엄마와 딸.


1970, 80년대까지만 해도 석탄 채굴이 한창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석탄 수요가 줄어들면서 마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남게 됐다. 벽화마을로 알려지면서 성주산자연휴양림을 찾는 사람들이 잠시 들렀다 가는 장소가 됐지만,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도로변에서 겉만 보고 가지 말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껴보자. 걸어서 30여 분이면 마을 골목골목을 돌아볼 수 있다.

성주산자연휴양림은 화장골계곡이 흐르고 있어 여름에 특히 인기다. 아이들은 물놀이에 정신이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숲 속 그늘에서 망중한을 즐기며 더위를 잊는다. 3대가 함께 피서를 즐기기에 좋다. 화장골에서 흘러내린 물을 모아 만든 물놀이장은 어른 허리 정도 깊이다. 대형 워터파크에서 맛볼 수 없는 자연 친화적인 물놀이터라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평상은 당일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료는 2천원. 숲 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 숙박시설은 한 달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숲 속의 집은 4인부터 10인까지 투숙할 수 있는 독채형이고, 산림문화휴양관은 콘도형이다. 숙소까지 도로가 닦여 있어 짐이 많을 경우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1 보령석탄박물관 전경. 2 연탄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3 막장 체험장은 한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다.


현장학습장으로 안성맞춤, 보령석탄박물관


근대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석탄. 서민들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었던 석탄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석탄이 어떻게 생성되고 채굴했는지 당시의 작업 환경과 여러 가지 장비까지 관람할 수 있어 현장학습장으로 안성맞춤이다.

전시장은 내부 전시관, 갱도 전시장, 야외 전시장으로 나뉘어 있다. 내부 전시장에서는 석탄의 기원과 생성 과정을 배워볼 수 있다.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석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설명해줄 수 있도록 옛 물건들을 전시해놓았다. 광산 갱도 모형과 광산촌 모형 등도 눈길을 끈다. 갱도 전시장은 냉풍 터널로 꾸며졌는데 에어컨과 선풍기가 없어도 시원하다. 한 번 발을 들이면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뼛속까지 여름을 잊게 한다. 전시관에 들어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약 60초간 하강하는데 램프가 순차적으로 점등하며 흔들린다. 아찔한 마음에 비명을 지르고 화들짝 놀라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걱정은 붙들어 매어두자. 음향 효과, 공기의 흐름, 흔들림을 이용해서 지하 400m까지 내려가는 착각에 빠지게끔 설계된 특수 시설이다.

모의 갱도의 길이는 총 160m, 이 중에서 모의 갱도가 40m이고 냉풍 터널은 120m이다. "김씨, 조금만 참아. 곧 구조대가 올 거야!" 작업 중에 사고를 당한 광부의 모습과 채굴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사실적인 전시물에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

예술적 감성에 충만한 개화예술공원

개화예술공원은 180,000㎡의 넓은 부지에 모산조형미술관, 바람공원, 육필시공원, 화인음악당 그리고 개화허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주황색 지붕에 2층으로 구성된 미술관 본관이 눈에 들어온다. 보령에서만 생산되는 신기한 돌, 오석으로 지어졌는데 오석은 표면을 갈면 갈수록 더 까만 빛깔을 내어 비석으로 인기 높다. 야외 조각공원에는 조각상, 비림, 시비 등 1천5백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1 아름다운 풍경과 야외 조각상이 근사한
조화를 이룬다. 2 개화예술공원을 상징하는 분수는 인증샷의 주요 포인트다.


육필시비공원에서는 엄마, 아빠가 국어 실력을 뽐낼 수 있다. 학창 시절에 암송했던 시와 시조가 반질반질한 돌에 새겨져 하나의 조각상으로 재탄생했다. 엄마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은 개화허브랜드.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실내라는 점과 향긋한 허브 향으로 피곤까지 떠나보낼 수 있으니 힐링을 원하는 사람에겐 최적의 장소다. 그래서일까. 이곳에는 유난히 주부 관람객들이 많다. 연꽃이 화사하게 핀 연못과 작은 폭포도 마음 편하게 시름을 내려놓기에 좋다. 수중에 떠 있는 조각상들을 감상하며 산책하노라면 예술적인 감성이 물밀듯 밀려온다.

Tip 보령 여행 정보





1 개운한 맛이 일품인 바지락칼국수. 2 보령8미 간장게장.

보령에서 먹을 것

보령8미(味)에 들어가는 꽃게장이 유명하다. 서해안의 풍부한 꽃게 자원과 손맛이 만나 감칠맛 도는 꽃게장을 탄생시켰다. 어울림식당(041-932-0068)에 손님이 많다. 바지락칼국수도 보령에서 꼭 맛봐야 하는 음식이다. 보령해물칼국수(041-931-1008)는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에게 소문난 집이다. 메뉴는 해물칼국수와 왕만두 2가지. 열무김치와 포기김치도 맛있다.

보령에서 머물 곳

대천웨스토피아는 서해안 최고의 가족 단위 리조트로 취사가 가능한 콘도미니엄이다. 골프 코스까지 이용할 수 있어 아빠들도 좋아한다. 대천허브펜션(041-932-5379)은 대천해수욕장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4인용부터 대형 룸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광개토호텔(041-932-0339)은 전 객실이 바다를 조망한다. 비체팰리스(02-3272-3399)는 무창포해변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콘도형 숙박시설이다.

여행 정보

대천해수욕장 충남 보령시 머드로 123,
문의 041-933-7051, www.daechonbeach.or.kr

무창포해수욕장 충남 보령시 웅천읍 열린바다1길 10
문의 041-936-3561, www.muchangpo.or.kr

성주산자연휴양림 충남 보령시 성주면 화장골길 57-230
문의 041-930-3529, seongjusan.brcn.go.kr

보령석탄박물관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산로 508
문의 041-934-1902, www.1stcoal.go.kr

개화예술공원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산로 673-47
문의 041-931-6789, www.gaehwaartpark.com

임운석 작가의 코스 제안


● 아이를 위한 체험 코스
보령석탄박물관→ 대천해수욕장→성주산자연휴양림

● 중년 부부의 감성 충전 코스
무창포해수욕장→보령석탄박물관→개화미술공원→성주리 탄광마을

● 신혼부부의 데이트 코스
대천해수욕장→개화예술공원→성주산자연휴양림





Profile 임운석은…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으로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최고다! 섬 여행」, 「대한민국 사계절 물놀이사전」,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