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즐거움을 찾아라

 

[매경춘추] 세런디피티
기사입력 2014.08.12 17:13:09 | 최종수정 2014.08.12 17:16:56	0 0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구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해외수출 1호 전시회인 `베트남 유통산업전`이 호찌민에서 열려 참석하게 됐다. 5년째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9개국 15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참가해 상담액은 9000만달러에 달하고 4000만달러의 계약이 성사될 정도로 매년 성장해 오고 있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성과는 지난 4년 동안 전시회를 지켜만 보던 베트남 유통산업협회 딘띠 미 로안 회장이 전시회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자며 손을 내밀었던 것이다.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뜻하지 않았던 우연한 행운, 즉 일종의 세런디피티(serendipity)를 경험했던 기억이 남다르다. 이후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현지 최대 방송국인 VTV 등 여러 매체에서 한국 유통산업의 현지 진출에 대해 관심 있게 보도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유아용품 시장 개척을 위한 `베트남 베이비 앤드 키즈 페어`도 동시에 열게 됐다. 최근 이처럼 우연한 행운, 뜻밖의 발견을 뜻하는 세런디피티가 경영자들 사이에서도 중요한 개념으로 꼽히고 있다. 이 세런디피티가 주는 가치와 이를 통한 성공 사례는 단지 감성적 차원을 뛰어넘어 경영에도 활용되는 것이다. 협약 체결을 위해 만났던 딘띠 미 로안 회장은 "지난 4년 동안 의례적인 행사로 생각했는데 꾸준한 투자와 노력을 통해 내실 있는 전시회로 발전했다"며 협력 이유를 설명했다. 세런디피티는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연한 행운은 준비된 기업만이 잡을 수 있고 그 행운을 경험한 기업들은 이미 세런디피티가 발생하기 쉬운 경영 환경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리브랜딩 중인 무역센터와 코엑스몰이 뜻밖의 재미와 우연한 행운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게끔 노력 중이다. 매번 똑같은 볼거리나 즐길거리만 제공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각자의 하루를 만들어가고, 그 속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문화가 재생산되는 플랫폼을 형성하고 싶다. 소비와 경영은 그 사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다시 오고 싶고, 올 때마다 색다른 즐거움이 제공되는 곳이라면 누구도 예기치 못한 우연 역시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변보경 코엑스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