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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후 회수율을 점검하라

신오덕 2014. 10. 10. 16:14

쪽박찬 2500억 다저스, 구조조정 들어갈까

 

입력 : 2014.10.09 06:24


	쪽박찬 2500억 다저스, 구조조정 들어갈까

2500억 짜리 팀은 힘없이 무너졌다. 대형 투자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는 심산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대규모 구조조정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다저스의 겨울이 벌써부터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A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1승3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4차전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투입하는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탈락을 피할 수 없었다. 가을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세인트루이스의 벽에 2년 연속 막힌 셈이 됐다.

시리즈 전 전문가들의 예상은 대개 다저스의 근소한 우위였다. 세인트루이스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커쇼와 잭 그레인키를 앞세운 선발진이 워낙 탄탄하고 타선도 세인트루이스에 뒤질 것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선발 투수들이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불펜의 난조가 뼈아팠고 타자들도 2~4차전에서 득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힘없이 무너졌다. 팀과 경기의 짜임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밀린 시리즈였다.

다저스의 올해 목표는 명확했다. 최소 월드시리즈 진출이었다. 사실 투자도 아끼지 않은 팀이었다. 대형 투자그룹이 팀을 인수한 뒤 시장에 어마어마한 돈다발을 쏟아 부은 다저스의 올해 개막전 팀 연봉은 무려 2억3500만 달러(약 2500억 원)다. 해마다 이 부문 1위를 지켜온 뉴욕 양키스를 여유 있게 제치는 리그 전체 1위 팀 연봉이었다. 그러나 2년 연속 돈으로 우승을 살 수는 없다는 명제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팀 연봉 1위가 포스트시즌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스타 파워’에 의존하다 결국 그 스타가 침묵할 때 다른 대안이 부족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구단 수뇌부를 향한 칼날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다. 당장 네드 콜레티 단장, 그리고 돈 매팅리 감독의 거취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천문학적인 연봉에도 불구하고 팀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시각이다.

당장 다저스가 ‘저비용 고효율’의 팀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것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다저스는 이미 대형 장기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을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지난 트레이드 시장에서 실감한 바 있다. 내놓아도 몸값에 부담을 느껴 데려갈 팀이 없다. 결국 ‘고비용 고효율’이라는 차선이라도 이루려면 과감한 선수 정리, 그리고 팀 전력의 빈틈에 대한 효율적인 보강 작업이 필요하다. 또 실패한 다저스는 어떤 길을 밟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