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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의 차이를 알아라

신오덕 2014. 10. 14. 09:14

 

[매경춘추] 프놈펜의 하버드 출신
기사입력 2014.10.13 17:25:19 | 최종수정 2014.10.13 17: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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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각되는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신흥시장 투자와 관련된 반응은 대부분 비슷해서 먼저 해당 국가들의 발전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인다. 높은 출산율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 추세인 데다 그 구조도 젊은 연령층이 많아 역동성이 높고, 천연자원도 풍부하며 최근에 인터넷 활용이 급속히 증가하는 가운데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보급 속도도 놀랄 정도다.

그러나 이어지는 부정적인 반응도 비슷하다. 아직 법과 제도의 정비가 미흡하고 정치 불안, 투명성 부족 등 열악한 사업 환경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크겠다며 손사래를 친다.

타당한 지적이다. 그러나 리스크 없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분명하다. 사실 그 리스크라는 것도 자세히 살펴보면 천차만별이다. 거시적으로 국가별, 산업별로 상황이 조금씩 다르고 미시적으로도 어떤 현지 파트너를 만나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리스크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회는 동남아 시장의 성장잠재력뿐 아니라 리스크의 감소에도 또한 존재한다.

지난 8월 말 캄보디아 프놈펜을 다녀왔다. 개인적 관점의 투자 우선순위에서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에 비해 다소 후순위라 다른 국가들에 비해 방문 횟수가 훨씬 적었다. 현지 파트너를 물색하는 중에 한국 법무법인의 현지사무소를 통해 하버드 출신과 케임브리지 출신의 서양청년 둘이서 2002년에 설립한 한 회사를 알게 되었다.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사업 환경이었던 2000년대 초반에 세계적인 명문대 출신들이 일류기업의 전도유망한 일자리를 던지고 그곳을 찾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아마도 우리의 경우라면 본인들도 문제지만 부모나 주변의 만류로 과연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창업자 중 한 명과 담소를 나누면서 20대에 도전적 결정을 내린 배경을 물었더니 오히려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어 나를 머쓱하게 하였다. 결국 기회는 남들이 미처 못 보거나 소홀히 여기는 것에서 내가 무언가를 보는 것이고, 리스크는 남들이 다 보는 것을 내가 못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잠재적인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그 다음에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이 결국은 뭔가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창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이형승 밸류아시아캐피탈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