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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사업계획을 세워라

신오덕 2014. 10. 24. 14:23

[매경춘추] 웹툰 한류
기사입력 2014.10.23 17:44:36 | 최종수정 2014.10.23 19: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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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나주평야에서 콤바인이 황금 들판을 가로지르며 가을걷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뿌듯해지고 배가 부른 듯하다. 아직 절정은 아니지만 산비탈에는 빨갛고 노란 물감을 살짝 흩뿌린 것 같은 색으로 나뭇잎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라는 자연의 섭리다. 우리도 한 해의 성과를 잘 갈무리하고 내실 있는 내년의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최근 우리 웹툰이 그동안 뿌렸던 `스토리텔링`의 씨앗들이 속속 탐스럽고 알찬 결실을 맺어 우리 콘텐츠산업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2년 전 포털사이트에서 인기리에 연재됐던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未生)`이 지난주부터 모 케이블TV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 만화의 판매도 15배가 늘었다고 한다. 웹툰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 칸에서는 세계 최대 영상 콘텐츠 마켓인 `밉컴(MIPCOM) 2014`가 열렸는데, 이곳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야기를 화면에 옮기다 : 스토리텔링의 힘`이라는 주제로 `미생` 등 웹툰을 소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웹툰을 처음 본 많은 해외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자와 투자자들은 "흥미롭고 신선하다"는 평가와 함께 웹툰이 가진 스토리텔링으로서의 가능성에 크게 주목했다.

`어벤져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슈퍼히어로 캐릭터로 유명한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마블(Marvel)도 한국에서 공식 웹툰 `어벤져스 : 일렉트릭 레인`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이 작품은 `트레이스`라는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고영훈 작가가 원작 캐릭터와 세계관을 도입해 국내를 배경으로 활약을 펼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생`과 `트레이스`처럼 탄탄하게 잘 엮인 스토리는 장르의 벽을 허물고 국경을 초월하는 슈퍼히어로와 같은 힘을 갖는다. `미생`에 이런 대사가 있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웹툰이 구축한 한국 만화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내년에는 더 깊이 산업 전반에 뿌리내리고, 세계 속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