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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라

신오덕 2015. 7. 7. 15:54
[기고] `혁신의 씨앗` 키워줄 크라우드펀딩法
기사입력 2015.07.06 17:37:42 | 최종수정 2015.07.06 19: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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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을 끌어온 크라우드 펀딩법이 드디어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창의와 도전적 아이디어로 성공을 꿈꾸는 잠재적 프런티어와 신생 기업에 `희망의 빛`이 점등된 것으로 크게 환영한다.

수많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자금이나 마케팅 같은 `필수경로`를 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게 현실이다. 크라우드 펀딩의 제도화는 이 아이디어들이 사업화되는 데 훌륭한 동기부여 수단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실체적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크라우드 펀딩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 제도를 먼저 도입한 해외에서 최근 많이 찾을 수 있다. 프랑스의 한 17세 청년은 좀 더 행복한 아침 기상을 위해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소리 대신 커피향으로 알람이 실행되는 시계를 개발하기로 했다. 개발에 필요한 장비나 돈이 없었던 이 소년은 킥스타터라는 크라우드 펀딩 업체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 프로젝트는 24시간 만에 목표금액의 2배가 넘는 자금을 모집했다. 그뿐만 아니라 1346명의 커피향 알람시계 주문까지 미리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크라우드 펀딩의 본질은 일차적으로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프랑스 청년의 사례를 보면 자금조달 못지않은 중요한 성과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자신의 아이디어가 사업화될 수 있다는 것을 다수를 통해 검증받았다. 이를 통해 수요의 수준과 강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음은 물론 훌륭한 홍보수단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했다. 사업화 초기 단계부터 함께한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확보했다는 것은 이 청년의 장래에 큰 자산으로 기능할 것이다. `인터넷` `공감` 그리고 `참여`로 대변되는 크라우드 펀딩이 `인베슈머(investor+consumer)`를 탄생시킨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대기업에 비해 브랜드파워 등에서 열위에 있는 중소기업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조달을 하는 과정에서 새롭고 선도적인 기술과 제품을 대중에게 직접 알리고 소통하는 창구로서 유용하다. 제품과 서비스의 기획단계부터 동참하는 투자자는 그 누구보다도 해박하고 강력한 지지자로서 해당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기꺼이 바이럴 마케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를 통하여 제품과 서비스의 구매결정을 내리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 시대에 인베슈머의 존재는 중소 제조업체에 저렴한 자금원이면서 동시에 강력한 광고매체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우려가 있다. 저성장 양극화 활력 부족 같은 수식어가 점점 익숙해지는 현실이다. 크라우드 펀딩이 추구하는 이상은 혁신, 창의, 모험, 역동과 같은 가치이다. 양극화나 활력부족을 겪는 우리 경제의 현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향해야 할 것들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우리 경제와 사회에 다양성과 활력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소기업 문화가 자리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제도이다.

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중요한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한강은 강원도 태백의 검룡소라는 작은 곳에서 발원한다. 그러나 한강의 거대한 물줄기는 검룡소에만 의지하지 않는다. 수많은 실개울과 지천이 합류하면서 큰 강을 이룬 것이다. 2013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사업체 수는 367만7000여 개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99%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고 이제 사업을 시작하는 창업자 가운데 누군가는 글로벌 기업가로 커나갈 수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창의적인 기업들이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실개울과 지천을 타고 한강처럼 늠름한 대기업으로 커나가기를 기대해본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