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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혁신을 하고 성장하라

신오덕 2015. 7. 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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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세계 500대 기업에 달랑 3개, 중국은 48개
기사입력 2015.07.30 00:03:02 | 최종수정 2015.07.30 10: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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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기준 세계 500대 기업에 한국은 겨우 3곳만 포함됐다. 블룸버그가 지난 27일 집계한 500대 기업 명단에 삼성전자(42위) 한국전력(465위) 현대자동차(494위)만이 명함을 내밀었다. 10년 전 7개에서 4개나 빠졌다. 반면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7개에서 48개로 급증했다.

한국이 이렇게 추락한 것은 기업 생태계가 늙어 성장판이 약해졌다는 증거다. 기존 기업이 밀려날 뿐 그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대형 기업의 등장은 드물다. 최근 몇 년 새 아모레퍼시픽과 다음카카오 정도만 부상했을 뿐 STX와 팬택은 몰락했다. 그러니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새로운 대형 기업이 계속 등장한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기존 대기업을 추월한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포천 500대 기업 명단을 보면 26개가 바뀌었다. 미디어산업 지형을 바꾼 넷플릭스,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를 혁신한 세일즈포스닷컴 등이 새로 명함을 내밀었다.

중국 기업 생태계는 더욱 젊다. 스무 살도 안 된 기업들이 세계 500대 기업에 대거 포함됐다. 1999년 4월 창업한 알리바바(24위)를 비롯해 텐센트(30위) 바이두(133위) JD닷컴(223위) 등이다. 중국 증시 거품에 일부 힘입기는 했으나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로 급성장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비해 한국 기업 생태계는 혁신이 저조하다. 2000~2014년 상장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증가율이 5.9%에 그쳐 중국(11.7%)에 한참 뒤졌다. 적극적인 혁신에 투자하기보다는 사내에 돈을 쌓아두는 소극적인 경영을 한다. 최근 1년 새 30대 그룹 사내유보금은 38조원이나 늘어났다. 더욱이 한국 기업은 경직된 조직 문화가 혁신을 가로막는다. 직원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계층제의 벽에 부딪혀 막혀 버린다. 반면 구글에서는 상사가 반대하는 아이디어조차 데이터로 근거를 제시하면 제품화로 이어진다. 구글 매출 중 22%를 책임지는 애드센스가 그런 예다. 애플은 지난해 연구개발에 매출액 3.3%만을 썼을 뿐인데도 혁신이 멈추지 않았다. 한국 기업들도 조직의 말단까지 혁신이 숨 쉬는 문화를 만들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 순위에서 계속 밀려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