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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의 힘을 역사에서 배워라

신오덕 2015. 8. 7. 09:45
[기자24시] 후퇴하는 영국의 개방성
기사입력 2015.08.06 17:15:53 | 최종수정 2015.08.06 17: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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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이후 유럽 내 패권 다툼에서 영국은 늘 승자였고 그 중심에 `개방성(openness)`이 있었다.

유대인을 추방한 스페인과 신교도를 탄압한 프랑스는 소수 종파에 관대했던 영국에 패했다. 개방의 힘을 역사 속에서 배운 영국은 현대에 와서도 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장을 영국 중앙은행 총재로 영입하고, 런던 수돗물 공급(호주 맥쿼리)과 공항 운영(스페인 건설사) 등을 외국 기업에 맡겼다. 오늘날 런던은 유럽에서 제일 비즈니스하기 좋은 도시가 됐고, 전 세계 초고액 자산가들의 투자이민도 대거 이뤄지고 있다. 비(非)유로존 런던에서 유로화가 가장 많이 거래되는 것도 적극적인 개방 정책의 결과물인 `시티 오브 런던(금융중심지)` 덕분이다.

그런데 영국이 최근 이민 정책에 손을 대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내각이 들어선 후 공공지출 확대가 국가 재정 상태를 악화시켰다는 반성이 이뤄졌고 긴축 정책이 뒤따랐다. 여론은 복지지출의 상당 부분이 영국 거주 외국인에게 돌아갔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그 결과 지난 5월 총선에서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불법 이민자 수익 몰수 △투자이민 조건 강화 등 내용을 담은 이민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거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국 도로는 금으로 포장되지 않았다"(테리사 메이 내무장관) "영국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다"(제임스 브로큰셔 이민장관)는 식의 `셀프 비방`도 서슴지 않는다. 영국을 떠나라는 것이다. 대중 요구에 영합한 영국의 행보는 독일과 비교된다.

여론 조사기관 입소스모리에 따르면 `노동 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외국인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일인 수가 2004년 27%에서 작년 53%로 크게 증가했다. 유력지 디벨트는 독일이 저출산 세계 1위 국가임을 상기시키며 "우리에겐 `황금세대 이주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영국에 온 걸 환영합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줘 고맙습니다. 이제 꺼지세요.` 영국의 개방성 후퇴가 전체 인구 대비 근로 인력 감소를 야기하고 경제적인 타격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 외신 제목이다. 하루아침에 옹졸한 국가로 전락한 영국이 향후 어떤 결단을 내릴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