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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징악의 결말을 살펴라

신오덕 2015. 8. 10. 14:46

[어제TV]'파랑새의집' 산으로 간 로맨스, 황당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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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화해의 권선징악 해피엔딩이 결말로 그려졌지만 남녀주인공 4인의 로맨스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두 커플의 로맨스는 ‘파랑새의 집’ 50회(마지막회)에서도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8월 9일 종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 50회(마지막회/극본 박필주/연출 지병현)에서는 악인 장태수(천호진 분)의 반성과 그의 사죄를 받아들이는 김지완(이준혁 분)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태수는 과거 죽은 친구 김상준의 재산을 가로채고 그의 아들인 김지완 가족에게 저지른 악행을 공개고백하고 고개 숙였다. 그에 대한 죗값으로 회장 사임했고 전 재산을 사회 환원했다. 장태수는 김지완에게 주식을 넘기려 했지만 김지완과 가족들이 거부했다. 김지완은 따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장태수가 죗값을 치르며 떠났던 아내 정수경(이혜숙 분)과 아들 장현도(이상엽 분)가 돌아왔다. 장현도는 스스로 경영수업을 시작하겠다고 나섰고, 이혼을 선언했던 정수경은 남편 장태수에게 “재산이 없어도 당신 매력 있다”며 재결합을 청했다. 장태수의 반성과 사죄는 결국 김지완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닌 제 가족을 위한 일이 됐다.

장태수의 개과천선이 갑작스럽게 그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용서와 화해 권선징악 해피엔딩의 정석을 따랐다면 김지완과 강영주(경수진 분), 장현도와 한은수(채수빈 분)의 로맨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년 후 강영주는 오랜 짝사랑을 끝내고 드디어 김지완에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정작 강영주가 어떻게 사랑을 고백하는지는 그려지지 않았다. 그에 대한 김지완의 답 역시 윤오용(오용 분)과 박행숙(방은희 분)의 결혼식장에서 가족사진을 찍다가 몰래 손을 잡는 정도에서 그쳤다.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치고 더없이 싱거운 결말이었다.

양가의 원한 탓에 안타까운 이별을 해야만 했던 장현도와 한은수의 결말 역시 아쉬웠다. 두 사람은 결혼식장에서 재회했고, 한은수가 장현도에게 처음 만난 순간처럼 “한은수예요”라고 인사하며 새로운 시작을 암시했지만 앞서 가슴 절절한 이별을 했던 연인의 재회로는 다소 가벼워 보였다.

무엇보다 엔딩을 장식한 윤오용과 박행숙의 결혼식도 뜬금없었다. 그동안 감초와도 같은 깨알 로맨스를 펼쳐왔다면 또 모를까. 두 사람은 49회에서 처음 만나 1회 만에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라 급조된 해피엔딩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한편 ‘파랑새의 집’ 후속으로는 유진 이상우 고두심 김갑수 출연, 앙숙 모녀를 통해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연출 이건준)가 15일 첫방송된다. (사진=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 50회(마지막회) 천호진 이상엽 채수빈 이준혁 경수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