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투자는 안전보다 위험이 따른다 본문

부자

투자는 안전보다 위험이 따른다

신오덕 2015. 8. 31. 11:35
[기자 24시] 금융투자 신뢰 깨는 `미꾸라지들`
기사입력 2015.08.28 16:09:02 | 최종수정 2015.08.28 16:10:17
보내기

 

"주가연계증권(ELS)은 주식이 현재보다 50%만 내려가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안전한 상품이 아니라 50%만 깨져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품입니다."

한 대형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 임원의 `솔직한` 설명이다. 요즘 증권사들의 황금알인 ELS를 이렇게 설명하는 탓에 영업직원들이 그의 객장 방문을 부담스러워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의 회사는 손실 위험이 높은 종목형 ELS는 발행을 중단했으며 지수형도 원금 손실 구간(Knock-In·녹인) 조건을 발행 가격 대비 60% 이하로만 내놓고 있다. 잇단 주가조작과 불완전판매 사건으로 업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지만 상당수 투자회사와 임직원들은 이익에 앞서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노멀`이 된 저금리·저성장과 국내외 증시 변동성 우려 속에서 최근 4~5년 사이 지수형 ELS와 한국형 헤지펀드가 중위험·중수익 대표 상품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금융투자상품과 산업 전반에 대한 고객 신뢰를 허무는 미꾸라지들이 있다. 최근 조정 국면에서 일부 증권사가 발행한 지수형 ELS가 7년 만에 처음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또 일부 운용사와 헤지펀드 수익률은 시장 하락세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오로지 많이 파는 데만 혈안이 돼 상품을 만들고 운용한 결과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4월 중순 홍콩 증시가 한 달 새 20% 이상 급등한 시점에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지수형 ELS를 5억원가량 발행했다. 해당 ELS는 최근 중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H지수 급락으로 지난 26일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녹인 조건을 발행가의 65%로 보통의 50~60%보다 높게 설정한 게 화근이었다.

대신자산운용이 운용하는 3개 헤지펀드는 8월 평균 수익률이 -11.8%(21일 기준)로 코스피(-7.6%)보다 낙폭이 컸다. 위험 회피를 뜻하는 헤지(hedge)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다른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는 사석에서 "우리 펀드는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한다"고 자랑했다.

금융투자는 `리스크(위험) 대비 리턴(수익)`이 기본 원칙이다. 위험을 낮추되 예금보다는 좀 더 높은 위험 대비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마저도 이런 식의 상품 구조를 짜고 운용한다면 금융투자업에 대한 투자자 신뢰 회복은 요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