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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간판 내리고 ‘KEB하나’ 달고 3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 간판을 다는 공사가 진행됐다. KEB하나은행은 1일 공식 출범한다. 뉴스1
○ KEB하나·신한·KB국민·우리 4강 경쟁구도
KEB하나은행 출범으로 국내 은행 경쟁구도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700억 원, 외환은행은 2400억 원으로 합치면 8100억 원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가장 이익을 많이 낸 신한은행(7900억 원)을 앞서는 것이다.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신한은행과 엎치락뒤치락하던 KB국민은행은 당기순이익 7300억 원으로 3위로 밀려난다. 자산 규모에서도 국내 최대 은행이 된다. KEB하나은행의 총자산은 298조8000억 원으로 현재 자산 1위인 우리은행을 앞선다.
KEB하나은행 출범으로 4강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국내 은행들의 1위 다툼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특히 10월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등으로 은행을 둘러싼 금융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은행들의 자리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계좌이동제는 주거래은행을 옮기면서 기존 계좌에 등록된 자동이체를 한꺼번에 다른 계좌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은행의 서비스에 따라 쉽게 주거래은행을 바꿀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새 고객을 모셔오기 위해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은 KEB하나은행의 행보를 경계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두 은행이 가진 강점은 그대로 살리고, 중복되는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높인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사례를 비춰 봤을 때 진정한 통합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화학적 결합과 영업에 중점
KEB하나은행은 2006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은행 간 합병이다. KEB하나은행이 외형상 대형은행으로 거듭나더라도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조직의 화학적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함영주 내정자도 행장으로 내정된 후 첫 행선지로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찾은 것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화학적 결합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KEB하나은행은 변화추진본부를 신설해 통합된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KEB하나은행은 조직의 영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영업통인 함 내정자의 발탁인사에서도 영업에 다걸기(올인)하겠다는 전략을 읽을 수 있다. 초저금리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역대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은행들은 영업에 사활을 걸었다. 함 내정자는 취임 후 목표에 대해 “규모에 걸맞은 영업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간판 내리는 외환은행
서울 보람 충청은행과 합병을 거쳐 온 하나은행과 달리 다른 조직과 통합을 경험한 적이 없는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합병은 낯설기만 하다. 31일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는 간판이 사라지기 전 인증사진을 남기려는 직원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간판 내리는 모습을 직원들과 함께 지켜보며 울컥했다”며 “두 은행 모두 뛰어난 실력을 갖춘 만큼 새로운 통합은행이 자산 규모뿐 아니라 실적에서도 국내 최고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