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건강 지표가 중요한 시대이다 본문

행복

건강 지표가 중요한 시대이다

신오덕 2015. 9. 14. 09:37
[매경춘추] 생명연장의 꿈
기사입력 2015.09.11 16:30:58 | 최종수정 2015.09.11 16:31:29
보내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건강수명 산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태어난 아기의 건강수명은 70.74세이며 기대여명은 81.20세로 일생의 13%에 해당하는 10년 반 정도를 질병과 싸우며 살아가야 한다.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는 기간을 제외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기간을 `건강수명(healthy lifespan 또는 healthspan)`이라 하는데 이제는 `수명의 양`이 아니라 `수명의 질`이 더 중요한 시대임을 나타내주는 건강 지표 가운데 하나다.

현대 생명과학은 인간의 최대 수명을 몇 살까지 연장시킬 수 있을 까? 대부분의 학자들은 인간의 수명이 머지않아 120세에 달할 것이며 일부 학자는 150세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무얼 먹으면 장수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열량 섭취 제한`, 다시 말하면 어느 정도 굶는 것이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수명 연장의 최선책이다.

1989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20년간 계속된 연구에서 항노화 연구자들은 `붉은털 원숭이(Rhesus monkey)`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무리에는 칼로리가 30% 적은 사료를, 다른 한 그룹에는 칼로리 제한 없이 자연 사료를 주어 사육하였다.

연구 결과 자유롭게 사료를 먹은 동물의 37%가 노화와 관련된 원인으로 사망한 반면 열량 섭취를 제한한 동물에서는 13%에 그쳤다. 결국 열량 섭취를 제한함으로써 사망률을 3분의 1로 낮춘 것이다. 열량 섭취를 제한한 동물에서는 염증 유발, 유해산소 발생, 암 발생에 관여하는 NF-kB라는 노화촉진 유전자의 발현이 현저하게 감소되어 있었고 장수 유전자인 서투인(sirtuin)은 활성화되었다. 이어진 연구에 의해 칼로리를 제한했을 때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물질들이 확인되었는데 적포도주의 주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블루베리와 아몬드에서 발견되는 테로스틸벤(pterostilbene), 양파 껍질에 함유되어 있는 퀘서틴(quercetin)과 같은 것들로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시켜가며 오래 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평생을 배고픔을 느끼며 소식을 습관화하거나 블루베리, 아몬드를 곁들인 양파 샐러드와 함께 붉은 포도주를 적당히 즐기거나이다. 선택은 물론 여러분의 몫이다.

[한설희 건국대학교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