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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본격 여정을 살핀다

신오덕 2019. 8. 30. 13:01

'폭발' 황의조-김신욱-황희찬..원점이 된 벤투호 전방경쟁

임성일 기자 입력 2019.08.30. 11:49


축구대표팀 황의조가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축구대표팀 운영의 최대 화두인 '손흥민 활용법' '손흥민 파트너'와 관련한 저울질이 돌고 돌아 다시 원점이 된 모양새다. 손흥민과 함께 대표팀 전방을 구성할 자원들이 나란히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벤투 감독을 행복한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벤투호의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1일 밤 파주NFC에 소집된 뒤 이튿날인 2일 낮 인천공항을 통해 터키 이스탄불로 출국한다. 이어 5일 이스탄불에서 유럽의 조지아와 평가전을 가진 뒤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을 통해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시작한다.

아무래도 2차 예선은 전력상 한 수 아래의 팀들과 겨루는 단계라 긴장감은 다소 덜하다. 하지만 이란, 일본, 호주 등 경쟁자들과 만나게 되는 최종예선 돌입에 앞서 최상의 전력을 구축해야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부터는 실전이라 봐도 무방하다.

가장 큰 관심은 최전방 조합이다. 2차예선 특성상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에 집중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때마다 한국 축구를 괴롭혔던 '밀집축구' '늪축구' 등을 깨뜨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벤투 감독도 인지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6일 소집명단을 발표하던 자리에서 "대표팀이 이전과는 다른 시기에 돌입했다"고 전제한 뒤 "유럽 예선과 아시아 예선은 차이가 있다"며 곱씹을 말을 전한 바 있다. '아시아 예선'이라는 표현 속에는 웅크리고 있을 상대에 대한 경계심이 들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전방 조합에 관심이 더 커진다.

벤투 감독은 25명(애초 26명이었으나 이청용이 부상으로 낙마)의 소집명단 중 공격수로 3명을 뽑았다. 현 시점 핵심 공격수로 간주되는 황의조가 탑승했고 지난 6월 2연전 때 확인했던 이정협을 다시 불렀다. 그리고 중국 무대 진출 후 펄펄 날고 있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예상을 깨고 호출됐다. 여기에 명단 상 분류는 MF였으나 최전방 공격수 배치가 가능한 황희찬까지 포함된 4명이 손흥민과의 어울림을 집중 테스트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앞서고 있는 선수는 황의조다. 지난해 막바지부터 벤투 감독의 강한 신뢰를 받고 있는 황의조는 이미 손흥민과 다양한 형태의 조합 실험을 마친 자원이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상을 앞세워 유럽무대까지 진출한 황의조는 보르도 유니폼을 입고 첫골까지 넣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확실한 결정력을 보였다는 장점도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팀 손흥민-김신욱이 9일 오전(현지시간)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Leogang)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하이파이브를 맞춰보고 있다. 2018.6.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변수는 김신욱이다. 2018년 여름 한국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단 1번도 발탁하지 않았던 김신욱을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두고 호출했다는 것은 적잖은 상징성을 지닌다.


대표팀 안팎에서 직간접적으로 제기된 '아시아에서는 김신욱이 통한다'는 조언을 벤투 감독이 받아들인 모양새라 흥미롭다. 손흥민과 김신욱이 오래전부터 대표팀 내 '톰과 제리'라 불릴 정도로 단짝이었다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전방 구도가 확 달라질 수도 있다.


황희찬이 또 변수다. 황희찬은 현재 대표팀 자원들 중 개인 드리블 돌파로 상대 진영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흔치 않은 카드다. 힘도 좋고 스피드도 뛰어나며 중거리 슈팅 능력까지 갖춰 상대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소위 밀집수비에 틈을 만들 수 있는 자원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다소 투박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결정력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페이스를 보면 기대감이 더 크다.


황희찬은 올 시즌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6경기에 출전해 3골6도움이라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과는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큰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고, 손흥민에게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켜주는 스타일이라는 점 등에서 가산점이 있다.

황의조와 김신욱 그리고 황희찬 나란히 좋은 컨디션에서 대표팀에 합류해 더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세 선수가 동시에 A대표팀에 들어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벤투호의 최전방 조합 경쟁은 다시 원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