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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을 알고 나아간다

신오덕 2020. 2. 19. 07:19

"젊은데 고혈압은 무슨"..3040은 앓는 줄도 모른다

박효순 기자 입력 2020.02.18. 20:52


[경향신문] ㆍ30대, 진단받은 환자 19%대 그쳐…80% 이상인 60대와 대조


ㆍ약 복용도 망설여 조절률 떨어지고 치료 시기 늦어져 ‘빨간불’


ㆍ젊을 때 생활요법 실천하면 회복 가능, 혈관질환 위험도 낮춰

자신의 평소 혈압을 알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아침과 저녁에 각각 1~2회 혈압을 꾸준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젊은 연령층의 고혈압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혈압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60대 이상 고혈압 환자는 대부분 고혈압 진단을 받아서 본인이 고혈압인 것을 알고 있으며, 치료율과 조절률도 높다.


하지만 30·40대 고혈압 환자는 절반 이상이 고혈압 진단을 받지도, 치료를 받지도 않고 있으며, 그 결과 고혈압 조절률도 매우 낮다.


18일 대한고혈압학회(이사장 편욱범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7기(2016~2018) 내용을 분석한 결과 노년층에서는 고혈압 관리가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70세 이상은 고혈압 인지율이 2007~2009년 77.6%에서 2016~2018년 87.6%로 향상되었고, 같은 기간 치료율은 73.5%에서 84.5%로, 조절률은 49.4%에서 60.3%로 높아졌다.


반면 40대는 인지율이 47.7%에서 44.8%로 오히려 감소했고, 치료율은 38.8%에서 38.2%로, 조절률은 27.9%에서 29.1%로 거의 변화가 없다.


고혈압 인지율은 고혈압 유병자 중 의사로부터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의 분율, 치료율은 고혈압 유병자 중 고혈압 치료제를 한 달에 20일 이상 복용 중인 사람의 분율, 조절률은 고혈압 유병자 중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40/90㎜Hg’ 미만인 사람의 분율을 말한다.


편욱범 이사장은 “30대, 40대 젊은 연령층의 고혈압 관리와 치료의 사각지대가 예상보다 넓고 과거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매우 낮은 인지율로 인해 혈압약을 먹는 치료율이나 목표 혈압으로 떨어뜨리는 조절률이 떨어지고 시기도 늦어져 빨간불이 켜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30·40대 고혈압 환자들의 인지율이 낮은 것은 별다른 증상이 없는 데다 아직 젊은 나이라 고혈압이어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고혈압은 방치하면 동맥경화, 심근경색, 부정맥,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져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고, 흡연·비만·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손일석 대한고혈압학회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적지 않은 젊은 고혈압 환자들이 혈압약을 한 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약물치료를 꺼리고 있다”면서 “비약물요법으로 고혈압 조절이 잘 안되거나 심장 비대나 심부전·콩팥병처럼 고혈압에 의한 심한 합병증이 있다면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과도하지 않은 적절한 운동, 짜고 기름지고 단 음식 섭취 제한, 금연과 절주, 체중 조절, 스트레스 해소 등 생활요법을 잘하면 혈압을 추가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어 약 복용량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정상 혈압(120/80㎜Hg 미만)과 고혈압(140/90㎜Hg 이상) 사이에서는 생활요법을 잘 실천하면 정상 혈압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상당하다.


국내외 연구결과를 보면, 혈압과 심뇌혈관질환 위험도의 관련성은 젊은 사람에서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젊을 때 치료를 잘하면 치료효과가 더 높고 일찍 치료할수록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더 감소한다.


김현창 연세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수축기 혈압이 20㎜Hg 낮아지면 70대에서는 뇌졸중 사망률이 50%,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이 40% 감소하지만, 40대에서는 뇌졸중 사망률이 64%,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이 51%까지 감소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고혈압 관리의 첫걸음은 평소 혈압을 측정하는 일이다.


가정용 혈압계를 이용해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잠들기 전, 각각 1~2회씩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손일석 교수는 “병원 진료실과 가정에서의 혈압 차이가 클 때가 있다”면서 “병원에서 긴장된 상태가 아니라 비교적 평온한 상태인 가정에서의 혈압을 잘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편욱범 이사장은 “가정 내 혈압계 보급률이 일본은 60~70%나 되지만 한국은 2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가정이나 공공장소에 혈압계를 더 갖춰 일상에서의 혈압 측정을 국민적으로 실천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