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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준비해온 자신의 비전을 달성해야 한다

신오덕 2022. 6. 16. 10:00

수많은 시련에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박은신 [KPGA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강명주 기자 입력 2022. 06. 16. 09:43

 

2022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에 출전하는 박은신 프로. 제공=KPGA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이 16일부터 나흘 동안 강원 춘천의 남춘천 컨트리클럽(파72)에서 펼쳐진다.

데뷔 13년만인 올해 감격의 첫 우승을 달성한 박은신은 현재 코리안 투어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순위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그는 사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투어에서 이처럼 상위권을 달린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기억으로는 2017년도 이후 가장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은신은 "이번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첫 후원사가 된 이래 처음 맞는 대회에서인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며 "코스를 크게 가리는 편이 아니지만 대회장인 남춘천CC가 정교함을 요구하는 코스여서 쇼트게임에 치중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먼싱웨어 데상트 매치플레이에서 연장전 끝에 투어 첫 정상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참가 대회 수로는 무려 127번째 만이다. 박은신은 "사실 투어 데뷔 초반 루키 시절에는 정말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성적이 안 좋았다. 하지만 투어 경험이 생기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경기 패턴도 익히면서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후원사가 생기자마자 첫 우승을 일궈내 기쁨도 컸다. 박은신은 "올해부터 하나금융과 든든한 후원 계약을 맺은 것도 첫 우승을 하는데 든든한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은신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일본 투어에 집중하려다 코로나19 탓에 낭패를 봤다. 평소처럼 선배 김경태와 투어를 같이 다녔는데, 김경태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박은신이 시즌 첫 대회 첫날 경기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니 함께 지내온 선배의 코로나 확진 소식을 들었고, 자신이 밀접 접촉자가 되면서 14일간 격리됐다.

다행히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일본 투어의 규정상 대회 출전은 고사하고 숙소에서만 고립된 생활을 해야 했다. 박은신은 격리 후 일본 투어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 다시 일본으로 가서 Q스쿨 시드전에 출전해야 했고, 어렵게 시드를 다시 확보했다.

하지만 박은신은 올 시즌을 준비하던 지난 3월 '횡문근 융해증'이란 희귀성 질병 진단을 받았다.

팔다리 쪽 관절에 붙어있는 근육(횡문근)이 무리한 운동 탓에 파열 됐을 때 나타나는 신호 중 하나로, 주로 무리한 운동의 결과로 나타난다.

 

'처음엔 몸에 열이 나기에 코로나에 감염된 줄 알았다'고 밝힌 박은신은 그러나 소변 색을 보고 놀라 병원에 가서 알게 되었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던 그는 많은 운동을 소화하는 대신 컨디션을 유지하는 관리에 집중하며 회복에 집중했다.


박은신은 "(골프를 하면서) 좋았을 때보다 실패도 너무 많았기에 내 골프가 더 나아지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2016년부터 2년 이상 퍼팅 입스로 고생했던 그는 "이때도 골프를 그만둘까 생각도 많았는데 퍼팅 입스 기간에도 2018년과 2019년에 시드를 유지한 사실에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고, 가능성도 그만큼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기억했다.

 

역그립으로 바꾸는 조그만 변화로 퍼팅이 좋아진 박은신은 "결국에는 마음이었다. 이를 이겨내려면 조그마한 것에서 자신감을 얻어야 하고, 연습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박은신은 "오랜 동안 기다려온 특별한 우승이지만 이제 한발을 내디딘 것뿐이다. 가야 할 길이 아직은 너무 멀다. 솔직히 우승이 내 골프의 꿈은 아니다. 우승이 꿈을 가기 위한 한발 내딛는 과정일 뿐이었고 13년 동안 그 한발을 내딛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서는 것이 골프선수로서의 꿈인 박은신은 "올해 가을쯤 미국 무대 도전도 생각 중이다.

이는 우승을 했다고 달라진 게 아니라 그동안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