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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

신오덕 2005. 5. 12. 08:30

 


 

[이규태코너] 아! 우리 어머니


 

 


 
입력 : 조선일보 2005.05.08 21:40 45'
 

감탄 희열의 극치나 공포·위기 일촉즉발에 처했을 때 나도 모르게 부르짖는 절규를
 
‘이머전시 크라이’라고 한다.
 
이 절규가 나라나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
 
회교도들은 알라를 찾고 불교도들은 관세음보살을 찾는다. 찰스 다윈이 아프리카
 
원시림에 들어가면서 그 신비함에 어리둥절하여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소리가
 
오 마이 갓ㅡ곧 오 하느님이라고 하였듯 기독교도들의 이머전시 크라이는 하느님이다.
 
육당 최남선이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접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나온 첫소리가
 
‘애고머니!’였다고 기행문에 적고 있다.
 
한국인은 남녀노소 없이 놀라고 반가울 때도 ‘어머’ ‘어마나’를 외치는ㅡ
 
이 세상 유일한 어머니 절규의 나라다.
 
곧 최후의 귀의와 구원을 어머니에게서 찾는ㅡ세상에서 가장 농도 짙은
 
모성국가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일제 때 조사된 한국 어머니의 노동량을 보면 한국의 아버지들보다 76%를

 

더 일하고, 근면하다는 일본 어머니들보다 82%, 미국 어머니들보다는

 

330%나 많이 보다 고되게 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의 어머니는 첫 닭이 울기 전에 일어나 서천에 달이 질 때까지 일하고

 

추운 겨울밤일지라도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등짝을 드러내고도 곤히

 

잘도 주무셨던 어머니다. 그

 

러면서도 단 한번도 피로한 기색이며 과중한 일에 짜증낸 얼굴을 보인

 

적이 없으며 너희들 때문에 고생한다고 내색하는 법 그 더욱 없었다.

 

요즈음 어머니와는 달리, 어머니로부터 애무를 받아본 기억도 없으며

 

아버지처럼 선생이 돼달라느니 면서기가 돼달라고 주문한 일도 없다.

 

그 격변하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가혹한 처지에 단련되어 성장한다는 법도

 

없고 또 그 처지 때문에 비굴해진다던가 천해진다는 법 없이 주어진 운명

 

받이로 일관해온 어머니다.

 


 

또한 옛 어머니는 신불(神佛)에 의지하여 바라는 것도 없었다.

 

신불에 빌 아무것도 갖지 않았을지 모른다. 당초부터 신불에 의지해 순종

 

하였기에 더 이상 구제받을 아무것도 갖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난 시대의 너무나 한국적인 어머니가 표출된 한국의 어머니전이 어머니

 

달에 성황을 이루고 있다. 옛 어머니 모습에 감동만 말고 어머니의 한국적

 

존재 가치와 오늘의 가치와의 거리를 가늠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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