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탱고가 가르쳐 준것 본문

행복

탱고가 가르쳐 준것

신오덕 2005. 6. 7. 11:00

 


 

[일사일언] 탱고가 가르쳐준 것


 

김수영·해냄출판사 주간

입력 : 조선일보 2005.06.05 22:29 22'
 

아르헨티나로 탱고
 
를 배우러 간 건
 
아니었다.
 
 
순전히 음악 한 곡
 
에 마음을 뺏긴 것
 
이 나의 탱고 레슨
 
의 시작이다.
 
 
그래서 내가 열정과 관능의 탱고를
 
맛보았냐 하면, 솔직히 걷기 연습만
 
1년째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진도도 안 나가는 춤을 사람들은
 
왜 인생에 비유함은 기본이고, 유독 이
 
춤에만 ‘탕고 오 나다(Tango O Nada)’
 
라는 표현을 할까.
 
 
“탱고가 아니면 아무것도”라니 이유
 
가 있었다.

 

 


지난 1년간 내가 배운 건 무엇보다

 

기다리는 법이다.

 

탱고는 둘이 함께 추는 춤이라더니,

 

아니나 다를까 남자의 리드를 미리

 

느끼고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그 순간을 포착하는 데 필요한 건,

 

민첩함이 아닌 한 박자 기다릴 줄

 

아는 인내였다.

 

 

성격 급한 내가 참지 못하고 먼저

 

중심을 이동해 버리면 춤은 끝나는

 

것이다.

 

 



▲ 김수영/해냄출판사 주간

힘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된 것도 공부다.

 

남자와 여자가 정해진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동작을 할 수

 

있는 건, 힘의 절제와

 

균형 때문이었다.

 

 

이제는 선배의 화려한

 

발놀림보다는 그가 만들어낸 순간의

 

정지에 감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정서로 치면 여백의 미라고 할까.

 

 


처음엔 스텝만 외우면 금방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짜고 추는 게 아닌 이상, 뜻대로

 

안 되는 건 탱고든 남자든 인생이든

 

마찬가지.

 

 

그 예측할 수 없는 순간순간이 있기에,

 

집중하고 기다리고 힘을 다스리며 사는

 

거겠지.

 

‘탕고 오 나다’라는 말이 요원할 뿐인

 

내가 부러운 건, 어쩌면 ‘그것 아니면

 

안 될’ 절실한 삶의 이유일지 모른다.

'행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랑의 차  (0) 2005.06.08
[스크랩] 첫 사 랑  (0) 2005.06.08
[스크랩] 가족 이라는 ㅇl유로..∴/ 좋은생각中  (0) 2005.06.06
[스크랩] 알려 주세요~  (0) 2005.06.05
[스크랩] 너를 만난 행복  (0) 200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