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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오,중국 단오

신오덕 2005. 6. 13. 14:16

[만물상] 한국 단오, 중국 단오


 

김태익 논설위원 tikim@chosun.com

 
입력 : 조선일보 2005.06.10 21:04 43'

 


 

네 명의 여인네가
 
맑은 계곡물에
 
나와 앉아 몸을
 
씻고 있다.
 
 
저고리를 훨훨
 
벗어던지고
 
가슴을 훤히 드러낸 차림새에서 해방감
 
이 잔뜩 묻어난다.
 
 
나무에 걸린 그네에는 또 다른 여인이
 
한 발을 올려놓았다.
 
 
그 옆에서 머리를 매만지는 여인은
 
막 창포물에 머리를 감은 모양이다.
 
 
그림의 압권은 바위 틈에 숨어 여인들
 
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훔쳐보는
 
남자들의 횡재한 듯한 표정이다.
 
 
신록이 우거지고 생명이 약동하는
 
조선의 단옷날 풍정(風情)을 풍속화
 
가 신윤복의 그림은 유머스럽게
 
전해준다.
 
 
 

▶동양에선 옛날부터 3월 3일, 7월 7일,

 

9월 9일 등 홀수가 겹치는 날을 양기가

 

있는 길일(吉日)로 쳐왔다.

 

 

그중에서도 5월 5일은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꼽혔다.

 

모내기와 씨뿌리기 등 1년 농사 준비를

 

끝낸 뒤 잔치를 벌이며 풍년을 기원하던

 

농경사회의 풍습이 음력 5월 5일의 단오

 

풍속으로 자리잡았다.

 

 

▶단오는 한국 중국 일본에 보편적인

 

명절이지만 세 나라는 각자의 문화와

 

풍토를 반영한 독자적인 단오 풍속을

 

발전시켰다.

 

 

우리의 단오축제 중 대표적인 것이

 

강릉(江陵)단오제다.

 

 

음력 3월 20일 제사에 쓸 술을 빚는 것

 

으로 시작돼 한 달 넘게 열리는 강릉

 

단오제는 이 지방 고유의 신화, 제례,

 

굿, 음식, 놀이들이 어우러진 종합

 

문화축제다.

 

 

 

▶중국은 단옷날 용 모양을 한 배를

 

젓는 용주(龍舟)시합을 벌이고, 연꽃

 

잎이나 대나무 잎에 싼 찹쌀밥(쫑즈·?子)

 

을 먹는 풍습이 있다.

 

 

중국 고대 초나라 때 재상이자 시인인

 

굴원(屈原)이 간신들의 모함으로 관직

 

에서 쫓겨나자 멱라수(汨羅水)에 빠져

 

죽었는데 그 날이 5월 5일이었다.

 

 

사람들이 물속의 굴원이 배고플까봐

 

찰밥을 지어 강물에 던지자 물고기들이

 

모두 먹어 버렸다.

 

 

그래서 굴원만 먹을 수 있게 나뭇잎으로

 

찰밥을 싸서 던졌고, 이게 단옷날 쫑즈를

 

먹는 풍속의 기원이 됐다는 게 중국

 

설명이다.

 

 

 

▶강릉시가 한국의 독특한 문화행사로

 

이어온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 문화유산

 

으로 신청하자 중국 학계 일각에서 시비

 

를 걸고 나왔다.

 

 

“단오절은 동아시아 공동의 문화유산

 

이므로 한·중 공동으로 신청하자”는

 

것이다.

 

 

중국은 작년에는 단오절은 중국 고유의

 

명절인데 한국이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하려는 건 ‘문화 약탈’

 

이라고 주장했었다.

 

 

중국은 우리의 단오와 자기네 단오가

 

이름과 날짜만 같을 뿐 풍속의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애써 모른체

 

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이 바로 음력 5월 5일 단옷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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