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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덕 2005. 6. 20. 11:17

[이규태코너] 친구


 


 
입력 : 2005.06.19 21:12 08'
 

가족과 보다 진하게 접하고 살수록 장수
 
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다.
 
이 가족지수를 높이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독일의 운루 여사는 세상에서 가장
 
잘돼 있다는 독일의 노인복지에 반기를
 
들고 서북부 도시 우파타르에서 할머니
 
들끼리 대가족을 이루고 정겹게 살고
 
있는 예를 들었다.
 
 
노인은 가족이나 친지와 격리된 ‘호사
 
스런 고독보다 빈곤한 정(情)이 장수
 
(長壽)의 칼로리’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음을 본 것이다.
 
 
엊그제 보도된 바로 높은 가족지수
 
보다 많은 친구와 보다 진하게
 
접할수록 장수한다는 우정지수론이
 
대두되었다.

 

 


‘프로기즘’이라는 말이 있다.

 

동면(冬眠) 전에 개구리들이 따로

 

살다가도 한데 몰려들어 동면하는

 

자연현상을 인간현상에 투사한 것

 

으로, 늙을수록 사람의 훈김이나 마음

 

에서 발산하는 정이 그리워 어울리려

 

하는 원초적 본능을 의미한다.

 

 

우리 전통 단위촌락마다 사랑방 없는

 

마을이 없었다는 보고도 있는데,

 

바로 이 사랑방이 프로기즘의 한국적

 

존재 방식이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한데 문명은 핵가족화니 노인 복지니

 

하여 노인의 구심(求心)본능을 원심(遠心)

 

화하는 쪽으로 발달, 우정지수를 저하

 

시켜 왔고 저하시켜 가고 있다.

 

 


명(明)나라에 건너와 서양문물을 전래

 

시킨 리마두(利瑪竇·마테오 리치)는

 

한문으로 된 ‘우정론’에서 중국의 발달

 

한 식객(食客)문화를 자신의 세력 과시

 

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보다 많은 친구

 

를 거느려 정을 경제화하는 수단으로

 

평가한 대목은 괄목할 만하다.

 

 

그리고 중국 역대의 식객을 많이 거느린

 

사람일수록 상대적으로 장수했음을 들기

 

까지 했다.

 

500여년 전에 장수를 조장하는 과학적

 

인자로 우정지수를 거론한 것이 된다.

 

 

 


문명비평가 루이스 맨포드는 자동차가

 

인간의 발을 퇴화시켜 앉은뱅이로 만들고,

 

컴퓨터가 전두엽(前頭葉)을 퇴화시켜

 

미구에 10세 정신연령의 사나이와 5세

 

정신연령의 여인이 결혼하는 것이 상식

 

이 되며, 텔레비전이 사람과 사람 사이

 

를 단절, 집 밖에 나와 사람을 만나면

 

유인원(類人猿)을 만나는 것과 같은

 

소원감을 갖게 될 것이라 했다.

 

 

우정지수가 마이너스 한 자릿수를 넘어

 

두 자릿수로 치닫고 있는 작금의 우정

 

장수론은 충격적이요,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