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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스크랩] 빗물 위에 사랑을 쓰다/이근대

신오덕 2005. 3. 17. 07:50
 
빗물 위에 사랑을 쓰다
시, 이근대
사랑은 가고 나는 쓴다
빗방울이 거세게 내리는 밤중,
눈물 젖은 종이 위에 사랑을 쓴다
사랑을 쓰다가
툭 마음이 연필처럼 부러진다
연필을 깎듯이
마음을 뾰족하게 깎아 이별을 쓴다
이별을 쓰다가
볼펜 먹이 다 되었듯이
마음이 바닥난다
바닥난 마음 밑자리에
빗소리만 가득 고여 있다
창틀에는
빗물이 더덕더덕 엉겨붙어
자꾸만 편지를 어둡게 만들고
연필처럼 툭 부러진 마음은
지우개똥처럼 창밖에 흩어진다
마음을 꾹꾹 눌러
선명하게 쓴 이별,
나는 눈물 젖은 종이 위에
사랑을 쓴다
그대를 초대합니다^^*


출처 : 좋은글
글쓴이 : 시인카페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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