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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과잉의 사회

신오덕 2005. 9. 15. 12:07

 

[일사일언]학력 과잉의 사회


강심호·살림출판사 기획팀장

입력 : 2005.09.13 18:35 11'

소설가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
 
에서 주인공 P는
 
그의 아들 창선이
 
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대신
 
인쇄소에 무보수
 
견습공으로 들여
 
보낸다.
 
 
동경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아무런
 
손끝의 기술이 없이’ 무직 지식인 계층으로
 
살아가는 자신과는 아들이 다르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1930년대 신식교육이 확산되면서 지식인은

 

더욱 양산됐지만, 그들 중 일부만이 식민지

 

관료가 되거나 학교 선생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 뿐, 그렇지 못한 대다수는 대개

 

고등실업자가 되어 버렸다.

 

 

당시 신문을 뒤져보면 고등실업자를

 

일컫는 ‘룸펜 인텔리’에 대한 비판과 우려,

 

그리고 룸펜의 자조가 담긴 기사와 자료를

 

상당수 접할 수 있다.

 

 

근대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벌어진 ‘학력

 

과잉’ 현상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와 비슷한 현상이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 때문이란다.

 

경영학 석사가 금형제작공장이나 전자부품

 

조립라인에서 근무하거나,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와 퀵 서비스 일을 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현실이다.


 


▲ 강심호·살림출판사 기획팀장

‘자기계발서의 아버지’로

 

알려진 의사 출신의

 

19세기 영국작가 새뮤얼

 

스마일스는 사람이 지치

 

는 것은 부지런히 움직일

 

때가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라고 했다.

 

 

또한 일에 대한 사랑은

 

천해지고 악해지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도 했다.

 

 

한때 잠시 백수 혹은 룸펜 비슷한 생활을

 

해본 필자로서는 그 말에 100% 공감한다.

 

 

당장에 대학 혹은 대학원 졸업자 수를 대거

 

줄일 수 없다면, 필요한 것은 꿈을 펼칠 수

 

있는 일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