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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삼립빵 60년 창업 대상

신오덕 2005. 10. 17. 22:49

 

 

"올해가 삼립빵 60년…

 

 

빵만 생각하며 살았죠"


선친과 함께 '창업대상' 선정
 
 
글=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사진=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입력 : 2005.10.17 01:50 21'


▲ 허영인·SPC그룹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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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립식품, 허영인, 허창성, 파리바게뜨
 
 
“부모님이 남들
 
에게 빵 얘기를
 
하실 때면 귀를
 
기울이며 한마디
 
라도 더 들으려는
 
저를 아버지는
 
달가워하지 않으
 
셨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법정관리에 들어
 
갔던 삼립식품
 
을 제가 다시
 
인수했을 때
 
아버지는 ‘가업
 
(家業)을 지키게
 
됐다’며 기뻐
 
하셨죠.
 
 
이듬해 ‘빵을
 
좋아하는 가장 적당한 사람이 삼립을
 
맡게 돼 걱정이 없다’며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습니다.”

 

SPC 허영인(許英寅·56) 회장이 선친

 

인 초당(草堂) 허창성(許昌成) 삼립

 

식품 창업자와 함께 올해 ‘창업대상’을

 

받는다.

 

 

600여명의 경영학자들이 참여 중인

 

한국경영사학회(회장 김영래)가 선정

 

하는 이 상은 1995년 이병철 삼성

 

그룹 회장, 2001년 최종현 SK그룹

 

회장, 작년에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등 굴지의 기업인들이 수상했다.

 

식품이라는 외길을 걷는 기업이 창업

 

대상을 받기는 처음이고, 선정 이유에

 

‘효(孝) 경영’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도 처음이다.

 

 

이번 수상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추억

 

을 갖고 있는 ‘삼립빵’이 올해 갑년

 

(甲年·60년)을 맞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

 

 

경영사학회는 ‘효심을 바탕으로 한,

 

제2의 창업을 통한 가업 계승’이라고

 

평가했다.

 

 

고(故) 허창성 회장의 둘째 아들인

 

허 회장은 80년대 초 ‘샤니’를 맡아

 

삼립에서 분가한 뒤 회사 덩치를 크게

 

키웠다.

 

 

‘파리크라상’과 ‘BR코리아’(배스킨

 

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4개 계열사,

 

18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매출 1조원

 

의 식품그룹으로 성장했다.

 

 

2002년엔 법정관리 중이던 삼립을

 

인수했다.

 

허영인 회장은 지난 14일 가진 인터뷰

 

에서 “처음부터 빵을 좋아했고, 빵만

 

생각하면서 지내왔다”고 성공의 비결

 

을 소개했다.

 

“빵이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맛”

 

이라고 말했다.

 

“웰빙은 맛 다음입니다.

 

건강에만 좋고 먹는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제품은 아무나 만들 수 있습

 

니다.

 

 

맛이라는 기반 위에서 몸에 좋아야지요.

 

그게 바로 품질입니다.”

 

품질에 대한 허 회장의 집착은 유별나다.

 

그는 ‘폼 나는’ 유학생활 대신 미국

 

제빵학교(American Institute of Bakery)

 

에서 밑바닥부터 빵과 과자를 몸으로

 

배웠다.

 

80년대 중반 그가 시작한 ‘파리바게뜨’

 

는 한국 베이커리(Bakery·제빵제과점)

 

문화를 통째로 바꾼 히트작이었다.

 

“분가해 나올 때 샤니는 삼립식품의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됐지요.

 

 

삼립이 대량생산되는 빵 시장을 장악

 

하고 있으니 베이커리 시장에 눈을

 

돌렸죠.

 

그쪽은 태극당이나 고려당이 장악하고

 

있었죠.

 

베이커리의 개념을 아예 바꾸자고 생각

 

했습니다.

 

‘당’자가 붙은 브랜드도, 인테리어도,

 

메뉴도 모두 바꿨어요.”

 

미국식 빵이 장악하고 있던 한국 시장

 

에 크루아상(croissant), 바게트

 

(baguette) 등 유럽식 빵을 들여와

 

‘파리크라상’ 1호점을 내자 손님이

 

밀려들었다.

 

가맹점 문의가 쇄도했다.

 

지금 파리바게뜨 가맹점은 전국에

 

1300개.

 

외국 어디에서도 이런 베이커리 체인

 

을 찾기는 쉽지 않다.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커피전문점

 

‘파스쿠찌’ 등 그가 들여온 브랜드는

 

모두 성공했다.

 

 

현재 SPC의 전체 가맹점은 2400개에

 

달한다.

 

허 회장은 “제빵업은 지식산업”이라고

 

말했다.

 

기계만 돌리면 되는 장치산업과는

 

다르니 그만큼 기회도 많다고 했다.

 

“동양인의 입맛은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 베트남, 인도에까지 진출해

 

2010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것입니다.”

 

허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무슨 일

 

이든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며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찾아 미친

 

듯이 좋아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

 

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