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품명가의 직업 본문

성공

품명가의 직업

신오덕 2006. 1. 5. 15:09

 

[조용헌살롱] 品茗家


▲ 조용헌
동양의 고급문화 가운데 하
 
나가 바로 차문화(茶文化)이
 
다.
 
차는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한·중·일 동양 3국이 공유하
 
는 고급문화이기도 하다.
 
차를 즐기는 차원에 진입하
 
려면 시간이 있어야 하고,
 
돈이 있어야 하고, 한가한 마음이 있어야 한
 
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생은
 
상팔자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차 맛을 아는 사람들은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상팔자들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 품명가(品

 

茗家)라고 하는 직업이다.

 

좋은 차를 선별하고 등급을 정해서 최종적으

 

로 소비자에게 좋은 차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서양식으로 표현하자면 ‘티 소믈리에(Tea

 

Sommelier)’이다.

 

 

품명가의 제일 첫 번째 임무는 우선 차가 비료

 

나 농약을 사용한 재배 차인지, 아니면 자연

 

그대로의 야생차인지를 맛으로 감별해 내는

 

일이다.

 

 

차는 비료나 농약만 없으면 대부분 인체에 유

 

익하다.

 

농약이나 비료가 들어간 차는 품명가의 예리

 

한 혀와 목젖을 지나갈 때 그냥 통과하지 못하

 

고 걸린다.

 

그 다음에는 차가 어느 정도 해발에서 재배되

 

었는지를 감별할 수 있어야 한다.

 

차가 재배된 생태환경에 따라 맛과 향기가 각

 

기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찻잎을 채취할 때 비가 많이 왔는

 

지, 적게 왔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하고, 그 차를

 

제다한 사람의 수준은 어느 정도였는지도 추

 

론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찻잔과 다호의 재질이 어떤지,

 

그리고 차를 우릴 때 사용된 찻물은 차와 궁합

 

이 잘 맞았는지 등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차 맛은 물에 따라 달라지므로 물에 대한 안목

 

도 갖추어야 된다.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물이 최고의 물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품명가의 숫자는 현재 5~6

 

명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중의 한 사람인 손성구(44)씨에 의하면 품명

 

가가 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은 차를 마셔 보

 

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양도 매일 100잔 이상이어야 하고, 마시는

 

차의 종류도 하루에 7~8종류라고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고생만 하다 죽게 되면 너

 

무나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사치도 한번 해 보고 고급문화도 즐겨

 

보아야 한다.

 

차는 이 세상에 태어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동양의 풍류이다.

 

입력 : 2005.12.25 21:21 30'